컨텐츠 바로가기

09.24 (화)

“선 넘으면 군사 조치” … 軍, 北풍선에 경고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北 22번·5500여개 날려

합참 “저급한 행위” 비판

물리적인 대응엔 선 그어

대통령실 “美 대선 앞두고

7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

합동참모본부가 23일 북한이 지금까지 스물두 차례에 걸쳐 쓰레기 풍선을 부양한 것과 관련, ‘군사적 조치’를 언급하며 강력히 경고했다. 군 당국이 북한 오물 풍선에 대해 군사적 조치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북한 쓰레기 풍선 살포 관련 우리 군 입장’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계속된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5월28일부터 22차례에 걸쳐 5500여개 쓰레기 풍선을 부양했다”며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럽고 치졸한 행위다. 우리 국민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조성해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저급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세계일보

북한이 대남 쓰레기풍선을 부양시킨 23일 서울 중구 시내 하늘에 쓰레기 풍선이 떠다니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군 당국은 쓰레기 풍선을 격추하거나 물리적인 대응 조치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다만 북한이 선을 넘는다면 대응방식이 변할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사적 조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기존 수거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공중 격추 등 군의 물리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중 격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위해 물질이 퍼질 경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북한군 활동을 예의주시하면서 풍선 부양 원점에서부터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하면서 낙하 즉시 안전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수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북한의 쓰레기 풍선을 근절시키는 근본적인 대책은 ‘적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군사적 조치’와 ‘선을 넘었다’는 의미와 관련, “오물풍선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이 선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일단 생명에 위해가 없다면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에 떨어지는 상황이 더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세계일보

지난 19일 오후 4시께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한 주택 마당에서 발견된 쓰레기 풍선 잔해.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전날에도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냈다. 올해 들어 스물두 번째 대남 풍선이다. 풍선 내용물은 종이류, 비닐, 플라스틱병 등으로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물질은 없었다. 다만 낙하 과정에서 주택과 차량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북한이 풍선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로 수도권 곳곳에서 화재도 발생하기도 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오물풍선 도발에 대해 “북한이 직접적인 도발을 하기에 어려우니까 오물풍선에 집중해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우리 정부와 군은 어떤 위협과 도발에 대해서도 모든 옵션이 다 준비돼 있다. 그 옵션을 실행하는 것은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또 “이 기회를 통해 북한에 대해 이런 치졸하고 저급한 도발을 멈출 것을 경고하고 촉구한다”고 했다.

신 실장은 특히 미 대선 전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사실 김정은이 결심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상태를 늘 유지하고 있다”며 “언제 할까 하는 건 북한이 전략적 유불리를 따지며 결정할 거고 미국의 대선 전후도 그런 시점에 포함돼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구현모·박지원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