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정책, 대선 결과에 달려…北, 美대선 면밀하게 주시"
팟캐스트서 발언하는 빅터 차 |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공개와 관련, "미국 선거와 관련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이날 CSIS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북한은 중간선거든 대선이든 미국의 선거 기간에 더 호전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HEU 제조시설 공개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대담한 행동"이라고 말한 뒤 "많은 전문가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힘을 과시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 '10월 서프라이즈'(깜짝 도발)를 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원심분리기 시설 방문도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북한은 미국 대선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다른 대북 정책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동맹 차원의 공조를 압박하고 제재를 행사하되 대화에는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과거) '화염과 분노', '로켓맨'에서 '러브 레터'와 정상외교까지 큰 변화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차 석좌는 한미 군사훈련과 대(對)북한 외교와 관련, "미국의 대북한 적대 정책으로 간주될 수 있는 한미 군사훈련과 북미간 외교를 비교해보면 북미간 외교 침체와 한미 군사훈련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러간 밀착에 대해선, "한미 동맹이 강력하다는 사실이 북한을 러시아의 품으로 밀어 넣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구해 왔으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부터 북한은 자신이 제공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또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관련, "(지난 2014년) 소니 해킹 당시 모든 사람은 북한이 이를 테러 무기로 사용할 것이라고 봤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모든 사이버 공격 정보를 분석해보면, (북한은) 경화(硬貨)를 얻기 위한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발표한 통일 독트린에 대해 "국가 대 국가 내지 한 국가의 흡수나 승리 등과 같은 주권적 용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첫 통일 비전"이라면서 "그것은 북한 사람들의 자유 차원에서 통일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가치, 권리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것은 북한 주민에 대해 호소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경우 북한 정부에 더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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