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훼손해도 현행법상 처벌 어려워
152개 중 110개는 관련 조례조차 없어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거나 위협·조롱하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녀상 10개 가운데 7개 이상은 조례나 관리 주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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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보면 경기는 77.8%(36개 중 28개), 서울은 63.6%(22개 중 14개)가 조례가 없었다. 전남은 87.5%(16개 중 14개), 경북은 85.7%(7개 중 6개), 전북은 84.6%(13개 중 11개), 광주는 50%(6개 중 3개), 경남은 27.2%(11개 중 3개)가 관련 조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녀상 3개가 설치된 대전·대구와 1개가 건립된 울산·인천은 관련 조례가 아예 없었다.
조례 내용 제각각에 관리 주체 없이 방치된 소녀상도 있어
같은 지방자치단체에 건립된 소녀상이라 하더라도 조례 내용이 제각각인 경우도 있다. 2019년 10월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근처에 세워진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지원 조례'를 근거로 뒀지만 2011년 12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은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를 근거로 뒀다. 이 가운데 건립 주체가 해산했거나 지자체로부터 외면받으면서 관리 주체 없이 방치된 소녀상도 5개나 됐다. 이 때문에 소녀상을 방치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명확한 처벌을 내리긴 힘든 상황이다.
지난 3월 한 시민단체 대표는 서울 은평평화공원 안에 있는 소녀상에 '철거'라고 적힌 비닐봉지를 씌우고 '흉물'이라고 적힌 팻말을 세웠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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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최근 소녀상 훼손 행위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이달 초 경남도교육청에 있는 소녀상엔 '흉물'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이란 한글 문구가 적힌 팻말과 '소녀상은 위안부사기극의 선전도구'란 뜻의 일본어 팻말이 놓였다. 지난 3~4월엔 서울 은평평화공원의 소녀상에도 '철거'라고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비닐봉지를 두르는 일이 발생했다. 또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는 한 30대 남성이 검은 비닐봉지를 둘러 공분을 샀다. 이뿐만 아니라 소녀상 옆에 초밥을 놓고 입 주변에 맥주를 갖다 대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돼 시민단체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소녀상을 테러하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있어 이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어기는 자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지난달 잇달아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김 의원은 "전국 152개 소녀상 중에 무려 110개가 명시적인 보호·관리를 받지 못하는 상태"라며 "테러 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과 동시에 지자체 차원에서 소녀상을 보호·관리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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