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덴부르크주 총리이자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의 사회민주당 최고 후보인 디트마어 보이트케가 22일(현지시각) 동부 포츠담의 사회민주당 선거 당사에서 1위가 예측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지지자들 앞에 섰다. 포츠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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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SPD·사민당)이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겨우 따돌리고 22일(현지시각) 1당이 됐다.
이날 치러진 브란덴부르크주 선거 결과를 보면, 사민당은 30.9%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29.2% 득표율을 얻어 사민당과는 1.7%포인트 차이로 2위에 등극했다. 반면 사민당과 함께 독일 연방 신호등 연정에 속한 녹색당(4.1%)과 자유민주당(0.8%)은 주 의회 진출 기준인 득표율 5%에도 미달해 주 의회 입성조차 못했다.
지난 1일 튀링겐과 작센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은 한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며 숄츠 총리와 신호등 연정의 리더십은 치명상을 입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사민당이 선전하면서, 다음해 총리 연임에 도전하려는 숄츠 총리가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다. 옛 동독 지역이기도 한 브란덴부르크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줄곧 사민당의 텃밭이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이 줄곧 1위를 차지해 위기감이 커졌다. 그러나 브란덴부르크주의 디트마어 보이트케 사민당 총리는 숄츠 총리와 함께 노출되는 빈도를 줄여 신호등 연정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전략을 펼쳤고, 독일을 위한 대안이 1위를 차지하면 사임을 하겠다는 강수를 두며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독일 공영방송 아아르데(ARD) 출구 조사에서 사민당 유권자의 75%는 “당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독일을 위한 대안을 막기 위해 투표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보이트케 총리는 “역사에서 종종 그랬듯 극단주의자들의 집권을 막은 건 사회민주당이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 대표 티노 흐루팔라(오른쪽)와 앨리스 바이델(왼쪽), 브란덴부르크 주 선거의 최고 후보 한스-크리스토프 베른트(가운데)가 22일(현지시각) 독일 동부 포츠담에서 브란덴부르크주 주의회 선거 출구조사 발표 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포츠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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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민당 뒤를 바짝 쫓은 독일을 위한 대안은 선거 결과에 자축하는 분위기다. 이 정당 공동대표인 앨리스 바이델은 포츠담에서 “우리가 오늘밤의 승자”라며 “우리는 동부에서 가장 강한 세력”이라고 말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동부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작센에서도 1당 기독교민주연합(CDU·기민당)과 1%포인트 남짓한 차이로 2위를 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브란덴부르크 선거에 앞서 독일 정부가 모든 국경에서 임시 통제를 시행해 입국자 검문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두고 독일을 위한 대안의 베른트 바우만 제1사무총장은 사민당과 기민당이 자신들의 “핵심 요구”를 완전히 받아들인 결과였다며, 이를 성공의 열쇠로도 꼽았다. 다만 1위를 한 사민당은 애초 독일을 위한 대안과는 연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에 주정부 구성엔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신생 정당인 좌파 포퓰리스트 성향의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BSW)의 약진도 눈에 띈다. 창당한 지 1년되 되지 않아 튀링겐과 작센에서 의회에 진입한 이 정당은 브란덴부르크에서도 13.5% 득표율로 3위에 올랐다. 보수 성향의 기독교민주연합(CDU·기민당)은 총리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까지 선거 운동에 나서며 전력을 다했지만 4위(12.1%)에 그쳤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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