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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민주 “집안싸움 말라” 조국 “압박 말라”... 호남 텃밭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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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곡성 군수 보궐선거에 총력

조선일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전남 영광 법성포에서 조국혁신당 장현 영광군수 후보와 함께 상점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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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집안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선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곡성군수를 다시 뽑는다. 그런데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에서 비례대표 투표 1위를 차지한 조국혁신당이 이번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지난 총선 때는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아 양당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로 시너지를 냈지만 이번에는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경쟁에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휴일인 22일 영광·곡성군을 찾아 읍내와 마을회관 등을 돌며 군민들을 만났다. 민주당은 23일에는 영광군을 시작으로 재·보선 지역을 돌며 이재명 대표가 직접 현장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하는 등 선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맞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일찌감치 영광·곡성군에 각각 월세방을 얻어 놓고 ‘한 달 살기’ 선거 지원에 들어갔다. 그러자 민주당에서도 박지원·정청래·한준호 의원이 영광군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하며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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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22일 전남 영광군 민주당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사무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장세일 후보 사무실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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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의 ‘호남 쟁탈전’은 영광군수 선거에서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총선 비례대표 선거(정당 투표) 때 조국혁신당은 호남 지역 득표율(43.97%)에서 민주당의 비례 정당 민주연합(39.88%)을 제치고 1위를 했다. 영광군만 보면 민주연합(40.14%)과 조국혁신당(39.46%)이 대등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이기면 본전, 지면 망신’”이라고 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지만 총선 후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로 해석될 수밖에 없어 총력전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조국 대표도 지난 21일 영광군을 찾아 “특정 정당이라고 무조건 찍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양당의 감정싸움도 격해지고 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가적 중대 시기에 국회 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히 비판받아야 한다”며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 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했다. 조국 대표가 지난 19일 ‘김건희 특검법’ 등을 처리하는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영광군수 선거 지원에 나선 것을 겨냥한 것이다. 호남 출신 민주당 주철현 최고위원은 “조 대표가 전남에서 스스로 큰집이라고 칭했던 민주당을 상대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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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빈자리 사진을 찍은 후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에게 보여주고 있다. 논란이 되자 정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조 대표에게 사과의 글을 올렸다./뉴스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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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을 향해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왜 민주당 땅에 조국혁신당이 얼쩡거리느냐’ 아니냐”고 했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은 “호남에서 민주당 이외의 당이 후보를 내면 분열이고 집안싸움이냐”라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 대표 빈자리를 찍었다가 논란이 일자 21일 페이스북에서 사과한 것과 관련, 조국 대표는 “‘영세 정당’ 너무 압박하지 말라”며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와 관련해 조국혁신당은 금정구청장 후보는 조국혁신당, 강화군수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자고 한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제안에 아직 답하지 않고 있다. 금정구청장 후보만 내려 한 개혁신당은 후보를 찾는 데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아직 영광·곡성군수 후보를 내지 않고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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