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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메이플 ‘확률 조작’ 피해자 80만명, 219억원 보상 받는다…역대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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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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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 확률형 유료아이템’에 관한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됐다고 22일 밝혔다. 넥슨코리아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메이플스토리 게임 전체 이용자에 대한 보상계획’ 권고를 수락, 80만 명에게 역대 최대 규모인 219억 원(추정) 상당의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조정위원회는 넥슨이 집단분쟁조정 신청인들에게 레드큐브(게임 내 아이템의 일종) 사용액의 3.1%, 블랙큐브(게임 내 아이템의 일종) 사용액의 6.6%를 현급 환급이 가능한 형태의 넥슨캐시로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들에게 적절히 고지하지 않고 임의로 변경했고, 그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원을 부과받은 것을 고려한 것이다.

넥슨은 이달 9일에 조정 결정을 수락했다. 조정위원회는 집단분쟁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들에 대해서도 보상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넥슨은 해당 권고 또한 받아들였다. 이에 2019년 3월 1일~2021년 3월 5일 메이플스토리에서 레드·블랙큐브를 사용한 이용자들 모두 조정위원회 결정과 같은 내용의 보상을 받게 된다. 대상자들은 이달 23일부터 연말까지 넥슨 홈페이지에서 보상 신청을 하면 보상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번 집단분쟁조정은 2007년 해당 제도가 도입된 이래 조정위원회의 보상계획 권고에 따라 동일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 전체에 대한 보상이 지급되는 첫 사례다. 80만 명에 가까운 소비자들에게 일괄적인 보상이 지급되다 보니, 보상 규모 측면에서도 역대 최대 금액(219억 원)으로 기록될 것으로 소비자원은 관측했다. 1인당 평균 보상금액은 약 20만 원이며 피해 최고 보상액은 약 1000만 원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을 기업이 수락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며 “수락을 하더라도 보상계획 권고까지 수용해 피해 접수를 하지 않은 소비자까지 포함해 보상하는 사례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기업이 ‘형편 상 전체 소비자에 보상이 어렵다’며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례는 공정위 조치와 연계해 소비자원이 피해자를 모집해 집단분쟁조정절차를 진행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 후 소비자원이 이에 관한 피해자들을 모집해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월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게임산업 육성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소비자 보호”라고 발언하면서, 소비자원이 공정위와 협의해 직접 피해자 모집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집단분쟁조정은 신청인의 수가 5800여 명임에도 집단분쟁조정 신청일인 3월 4일로부터 약 5개월 만에 당사자들이 수용 가능한 조정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상 계획에 대해 박종명 서브텍스트공공정책연구소 대표는 “대통령의 지시 위반 시 강력한 추가행정제재 가능성을 우려해 기업이 수락했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공정위 조사결과가 치밀했다고도 볼 수 있다”며 “사업자에 대한 처분에 더해 소비자 피해가 실질적으로 구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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