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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영원한 재야’ 장기표, 암 투병 중 별세…향년 7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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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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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이 22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장 원장은 22일 오전 1시 35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세상을 떠났다. 장 원장은 7월 페이스북을 통해 “담낭암 말기에 암이 다른 장기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재야운동권의 대부로 불렸다.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을 시작으로 5번 수감돼 10년 가까이 복역했고, 김대중내란음모조작사건 등에 연루돼 12년의 수배 생활을 보냈다. 제도권 정치 진출에는 성공하지 못해 ‘영원한 재야(在野)’로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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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원장은 1945년 12월 27일 경남 밀양군에서 4남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1966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 소식을 접하고 어머니인 고 이소선 여사를 만나 ‘서울대 학생장’을 제의하고 실행했다. 이후에도 ‘전태일 평전’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등 노동운동에 관심을 쏟았다.

장 원장은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10년 가까이 수감 생활을 했고 12년간 수배 생활을 했다. 수배와 투옥 생활을 반복하다가 1984년 종교인, 변호사, 퇴직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민주통일국민회의(국민회의)를 창립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국민회의와 민중민주운동협의회(민민협)의 통합을 이끌며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을 창립했다.

장 원장은 1990년 재야운동 또한 제도권 내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다. 이후 개혁신당, 무지개연합, 새시대개혁당, 민주국민당, 푸른정치연합, 한국사회민주당, 녹색사회민주당을 짓고 헐었다. 재야운동권의 상징적 인물이면서도, 제도권 정치 진출에는 성공하지 못해 ‘영원한 재야’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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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재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이 22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유족 등에 따르면 장 원장은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2024.9.22.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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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원장은 올 7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당혹스럽긴 했지만 살 만큼 살았고, 할 만큼 했으며, 또 이룰 만큼 이루었으니 아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고 했다. 이어 “더욱이 자연의 순환 질서 곧 자연의 이법에 따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해 온 사람이기에 자연의 이법에 따른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다만 장 원장은 “그렇다고 해서 어찌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못다 한 일에 대한 안타까움이 없겠느냐”며 “모든 사람이 행복한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축원한다. 다들 건강 챙기셔서 건강한 가운데 하시는 일들이 다 잘 되기를 바란다. 그간의 모든 성원에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장 원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조무하 씨와 딸 하원, 보원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조문은 오후 2시부터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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