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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미국, 자국민에 "레바논 떠나라"…중동 확전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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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역에서 폭발이 발생한 후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현지를 떠날 것을 권고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시민들에게 상업적 선택지가 남아 있는 동안 레바논을 떠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재로서는 상업용 항공편 이용이 가능하지만 수용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며 안보 상황이 악화할 경우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출국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레바논 남부와 시리아 국경, 난민촌 인근 지역에 있는 자국민은 즉시 그곳을 떠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같은 권고는 지난 17~18일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의 동시다발 폭발이 연이틀 발생한 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헤즈볼라가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천명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을 공격해 헤즈볼라의 최정예 특수부대를 이끄는 이브라힘 아킬 등 주요 지휘관들을 제거했습니다.

헤즈볼라도 앞서 지난 19일 로켓 140발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계속되는 분쟁이 예측 불가능하고 최근 베이루트를 포함한 레바논 전역에서 폭발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자국민에게 출국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은 이날도 계속됐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SNS 엑스(X)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부터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를 포함한 약 290개 표적과 기타 군사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몇 시간 동안 헤즈볼라 목표물 약 110개를 연쇄적으로 공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국경을 넘어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려는 징후를 감지했다며 헤즈볼라 로켓 발사대 수백 대를 공격 목표로 삼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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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날 오후 1시30분∼2시30분 사이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등지에 이스라엘이 111번의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벌여 한 시간 만에 헤즈볼라 목표물 180개를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의 거센 공격에 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습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공격에 대응해 미사일 수십기를 이스라엘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로 발사했다고 22일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또 이날 헤즈볼라가 로켓 90발을 발사하면서 이스라엘 북부 도시 사페드 인근에는 산불이 났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보복에 대비해 북부 도시 하이파부터 레바논 국경까지 이르는 지역에 비상 지침을 내렸습니.

지침에 따라 이 지역 해변은 폐쇄되고 실외 모임은 30명, 실내 모임은 300명 이내로 인원이 각각 제한됩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짧은 시간 내에 로켓 발사 등 추가 위협이 있을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이스라엘의 공격과 삐삐 등 통신장비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82명으로 집계됐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습니다.

20일 베이루트 외곽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39명으로 늘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3명과 여성 7명이 포함돼 있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밝혔습니다.

또한 삐삐 폭발 사건으로 인한 부상자 약 2천950명 가운데 777명이 아직 입원 중이고 152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레바논 보건부는 덧붙였습니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장관은 부상자 대다수가 당시 상점과 마트에 있던 민간인들이라며 이스라엘의 행위는 "전쟁 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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