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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트럼프와 세 번 통화" 과시 네타냐후, 전쟁 지원 더 끌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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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본격 침공의 서막을 올렸던 됐던 무선호출기(삐삐) 동시다발 폭발 배후를 인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최근 세 번이나 통화했다며 친분을 과시했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네타냐후 극우 연정과 이념적으론 통하더라도 실질적 전쟁 지원은 별개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미 CNN 방송을 보면 10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에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주간 내각 회의에서 "호출기 작전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제거는 국방 고위 관리들과 정치권 책임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행됐다"고 말한 내용이 유출됐다. CNN은 해당 발언을 이스라엘 관리가 확인했다고 전하며 이는 레바논 호출기 폭발 사건의 배후가 이스라엘임을 인정한 첫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17~18일 레바논 전역에서 수천 개의 호출기와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가 폭발해 어린이를 포함해 30명 이상이 죽고 3000명 이상이 부상 당했다. 이는 헤즈볼라 구성원에게 지급된 통신 수단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의 작전으로 추정됐지만 상점, 거리를 포함해 불특정 장소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곁에 있던 많은 민간인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발언은 레바논 상황보다는 국내 정치적 영향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CNN은 이스라엘 언론들이 해당 발언은 지난 5일 해임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갈란트 전 장관은 가자지구 전후 통치 구상, 인질 협상 촉구 등에서 네타냐후 정부의 극우 연정 구성원들과 차이를 드러내며 비교적 온건한 의견을 제시해 왔다. 갈란트 전 장관의 자리는 '불도저'로 불리는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이 맡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네타냐후 정부의 강경 노선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을 통해 "최근 며칠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세 번 통화했다"고 과시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와 "이스라엘과 미국의 확고한 유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매우 훌륭하고 중요한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이란의 모든 측면에서의 위협과 이란이 반영하는 위험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한다. 우리는 또한 평화, 확장, 다른 영역에서 이스라엘이 직면한 큰 기회를 본다"고 밝혔다.

다만 1기 정부 때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의 불법성을 부인하는 등 트럼프 당선자는 이념적으로는 이스라엘 극우와 맥을 같이하는 결정을 해 왔지만, 가자지구 전쟁 관련 실질적 지원은 별개 문제라는 관측도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고려할 때 네타냐후가 이들 군사 작전에서 미국의 "무제한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네타냐후 총리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승리의 정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데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분노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그의 전·현직 고문들이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 말미에 아랍 유권자 표를 끌어 들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전쟁 종식을 위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강압을 가해도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치러야 할 정치적 대가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외 전쟁에 미군 및 미국 자원이 투입되는 것을 경멸해 온 트럼프 당선자의 성향을 고려할 때 중동 세력 재편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분쟁 확대 일로도 미국이 말려들 가능성을 키워 트럼프 당선자의 심기를 거스를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외교에 있어 트럼프 당선자의 핵심 자산이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면서도 가자지구 전쟁 휴전 또한 촉구해 온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영향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카타르까지 당사자들의 "의지와 진지함" 부족을 탓하며 협상 중재 보류를 선언해 가자지구 휴전 전망은 더욱 약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9일 카타르 외무부는 "카타르는 10일 전 마지막 협상 타결 시도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재 노력을 보류하겠다고 당사자들(하마스와 이스라엘)에 통보한 바 있다"며 "카타르는 당사자들이 이 잔인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와 진지함을 보일 때 파트너들과 함께 이러한 (중재) 노력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이스라엘이 제거 대상 1순위였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수장 야히아 신와르 살해에 성공한 뒤 협상 중재국 이집트는 가자지구에서 이틀 간의 단기 휴전 및 인질 4명 석방안을 내놨지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하마스가 이러한 "제한된 수의 인질 석방"조차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가자지구의 인명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10일 <로이터>는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과 인권단체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적어도 4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엔 이날 오전 이스라엘 공습을 맞은 가자지구 북부 주거용 3층 건물에서 적어도 24명이 사망한 것이 포함된다.

가자지구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는 이 공격으로 70살 노인부터 3살 손자까지 이 건물에 모여 살던 대가족 24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3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군이 자발리아 공격과 관련해 "테러리스트가 작전 중인" 지역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레바논에도 이스라엘 공격이 계속돼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레바논 보건부가 10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레바논 보건부가 밝힌 수도 베이루트 북쪽에 위치한 알마트 마을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23명이 죽은 것을 포함한 집계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인용한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4만3391명이 숨지고 10만2347명이 다쳤다. 같은 기간 레바논 사망자도 3000명을 넘어섰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프레시안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공습 뒤 무너진 주거용 건물의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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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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