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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레바논에서 삐삐가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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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다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는지요. 기나긴 연휴가 끝난 건 아쉽지만, 목요일과 금요일이 지나 다시 주말이 왔으니 다소 위안이 됩니다. 민족대명절 동안 가족들과 둘러앉아 국내 정치 얘기를 하다가 목소리가 커지거나, 추석 특선 영화를 즐기는 분들이 많았을 텐데요. 이럴 때일수록 한국 밖 소식은 한 뼘 더 멀어지게 느껴집니다. 한 주 동안 국제 뉴스를 놓친 분들을 위해 ‘원샷 국제뉴스’가 이번 주에 세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레바논서 벌어진 ‘삐삐 테러’...이스라엘이 벌인 ‘21세기 트로이 목마’

조선일보

지난 18일 레바논에서 폭발한 무전기의 모습. 전날에 이어 발생한 폭발로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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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무력 충돌해온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근거지 레바논에서 이틀 연속으로 불특정다수를 겨냥한 원격 폭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7일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삐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고, 다음날인 18일에도 수도 베이루트 등에서 무전기 등 무선기기 폭발이 잇따르면서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낳았습니다.

당초 이 사건은 미스테리 그 자체였습니다. 대만 업체와 제휴를 맺은 유럽 헝가리 공장에서 제조된 호출기에 어떻게 이스라엘이 폭발 물질을 넣었는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헝가리 업체가 이스라엘이 수년 전 만들어 운영한 ‘껍데기 회사’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하나씩 풀리고 있는 이번 테러의 전말은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삐삐 테러’ 하루 뒤 무전기도 잇따라 폭발...이틀새 30여명 사망, 4000명 부상

”폭탄 삐삐 만든 헝가리 공장, 이스라엘의 ‘유령 회사’였다”

”이스라엘, 아예 공장 세워 폭탄 삐삐 만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두 번째 총격 시도...美 대선이 어쩌다 이렇게

조선일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18일 뉴욕주 유니언데일에서 열린 유세 행사장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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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시도가 15일 발생했습니다. 지난 7월에 이은 두 번째 암살 시도였습니다. 아무리 트럼프 후보가 싫어도 영화 속이나,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일들이 오늘날 미국에서 버젓이 진행된다니요. ‘민주주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대립과 분열이 극에 달하면서 미국의 정치 폭력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요?

”해리스 암살 시도는 왜 없나”... 美 대선, 광기 속으로

트럼프 골프장 덤불에 총구 불쑥... 이번엔 비밀경호국이 막았다

트럼프 암살시도 용의자, 과거 “김정은 죽이겠다” 발언

◇日드라마 ‘쇼군’ 미국을 홀리다

조선일보

지난 15일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18관왕을 차지한 드라마 '쇼군'의 한 장면. 17세기 일본 막부 시대를 무대로 했다. /디즈니플러스


미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지난 15일 열린 에미상(賞) 시상식의 주인공은 드라마 ‘쇼군(将軍·장군)’이었습니다. 17세기 일본 막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출연진과 대사가 일본인·일본어이지만 미국 회사가 제작했고 지난 2월 미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를 통해 공개됐는데요. 이 드라마는 에미상에서 단일 작품으로 역대 최다인 18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쇼군의 약진은 일본어로 된 일본 이야기가 미국 자본으로 제작되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주말 어떤 작품을 감상할지 고민하고 계시다면, 쇼군을 추천해봅니다.

미국이 만든 17세기 일본 ‘쇼군’, 에미상 18관왕 휩쓸었다

◇美 연준, 4년 반만에 금리 인하

조선일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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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 소식을 참 오래 기다리셨을 텐데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big cut)’을 단행했습니다.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그간 미 경제에 부담이 됐던 인플레이션이 목표(2%)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했다는 평가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식어 가고 있는 노동 시장이 얼어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한 담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보았습니다.

미 연준의 이같은 결정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美 빅컷, 4년 반 만에 금리인하 시대 열었다

'빅컷’ 다음날 증시 일제히 상승…다우·S&P500 최고치

◇중국에서 불거지는 외국인 증오범죄

조선일보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등교 중이던 일본인 초등학생이 습격을 당한 후 무장 경찰이 학교 주변을 지키고 있는 모습.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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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중국 선전에서 열 살짜리 일본인 어린이가 등굣길에 괴한의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괴한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다만 일본인 학교 인근을 범행 장소로 택한 점, 사건 발생 당일이 1931년 일본이 만주를 침략한 만주사변(9·18사변) 발발 93주년인 점을 미뤄보아 이번 사건이 일본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에선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극단적 성향의 애국주의자들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중국 거주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사그라들도록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中대도시에서 열 살 일본인 어린이 칼에 찔려 사망

◇'늑장 신고’ 논란 된 英 총리 배우자

조선일보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와 부인 빅토리아가 지난 7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도착해 영국 정부 수반으로서 첫 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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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자신의 배우자인 빅토리아 스타머 여사가 고가의 의류 선물을 받은 것을 제때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영국 하원 의원은 1500파운드(약 260만원)가 넘는 기부금이나 300파운드(약 50만원)를 넘는 선물을 받으면 의회에 28일 안에 해당 내역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 시기를 어겼다는 건데요. 특히 빅토리아 여사에게 의류를 선물한 인물이 현 노동당 상원 의원이자 기업가 출신 자산가인 와히드 알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부금에 의존하는 영국 정치 시스템의 투명성까지 훼손됐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의 청탁금지법과는 다른 영국의 금품 수수 규정이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세요.

英총리, 배우자 880만원 상당 옷 선물 ‘늑장 신고’ 논란

◇내주로 다가온 일본 총리 선거...일본의 새 ‘얼굴’은?

조선일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마지막 소식은 일본입니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선 집권 정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총리 선거와 다름없는 셈인데요. 여러 명의 정치인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지금 시점에서 유력한 후보는 셋으로 좁혀졌습니다. 40대라는 젊은 나이를 내세우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국방 전문가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첫 여성 총리를 노리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그 주인공인데요.

과연 이 셋 중 일본을 이끌 차기 지도자는 누가 될까요.

고이즈미 주춤하자, 이시바·다카이치 역전론 급부상

이대로 고이즈미? 다카이치·이시바 역전극?... 日 차기 총리 판세 보니

이번 주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28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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