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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결국 '쩐의 전쟁'…고려아연vs영풍-MBK, 지붕 뚫은 주가에 지분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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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공개매수 나서자…고려아연·영풍정밀 주가 급등

승리 위해 대규모 자금 필요…MBK 2조 실탄·최윤범 우군 모집

뉴스1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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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고려아연 대 영풍의 집안싸움이 '쩐의 전쟁'으로 번지면서 주가가 연일 강세다.

영풍(000670)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2조 원을 투자해 공개매수에 나섰다. 고려아연(010130)은 백기사를 통한 지분확보와 대항 공개매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 소식에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가는 이미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제안 가격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분을 늘려야 이길 수 있는 게임에서 주가 급등에 양측 모두 '비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7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동안 38.4% 오르며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66만 원)보다 7만5000원 높아졌다.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강세를 보이다 13일 MBK가 공개매수 공시를 공시하자 하루 만에 11만 원 오르며 공개매수 가격을 뛰어넘었다. 다음 거래일인 19일에도 4만1000원 상승한 데 이어 이날 다시 2만8000원 올랐다. 장중에는 75만3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영풍정밀(036560)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은 MBK가 2만 원에 공개매수를 선언하자 상한가로 직행했다. 12일 9370원(종가)이던 주가는 3거래일 만에 공개매수가 2만 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119.3% 뛰었다.

주가 급등에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도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마저 뛰어넘으면서 매수 비용이 대거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결국 지분 확보를 위한 경쟁이 '쩐의 전쟁'이 된 셈이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 측(장씨 일가)이 33.13%, 고려아연 측(최씨 일가)이 15.65%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고려아연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현대차·LG화학·한화그룹 등의 지분(18.4%)을 더하면 최씨 일가의 우호지분은 34.05%이다.

앞서 영풍과 MBK 동맹은 이 중 7% 이상만 확보하면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최소 145만 주(발행주식총수의 약 6.98%)에서 최대 302만 주(약 14.61%)까지 주당 66만 원에 공개매수한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4905억 원을 빌리기로 했다.

공개매수가인 66만 원 기준 145만 주를 확보하기 위해선 9570억 원, 302만 주를 사기 위해선 1조9932억 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금 계획이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145만 주를 확보하려면 1조657억5000만 원, 302만 주를 사려면 2조2197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공개매수가가 현재가보다 높게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비싸게 살 가능성이 크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매수가 조정에 선을 그었지만, 지난해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서도 초기에는 부인하다가 약 10일 지나 20% 높인 바 있다.

최윤범 회장 측도 속내가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19일 서신을 통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온 힘을 다해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비싸진 주가를 고려하면 백기사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기존 주주인 한화·현대차·LG화학 등을 백기사로 유치하거나, 사모펀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우군 확보를 위해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씨 일가의 대응 방안에 따라 향후 관련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B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이 15조 원이 넘어가는 만큼 지분 확보에도 대규모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결국은 자금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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