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은 20일 공시를 통해 이라크와 천궁-Ⅱ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3조7000억원이다. 지난 1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천궁 지대공미사일.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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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Ⅱ는 고도 40㎞ 이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됐다.
요격미사일을 발사대 위로 10m 이상 튀어 오르게 한 뒤 로켓을 점화하는 콜드론칭 및 종말단계에서 요격미사일의 위치를 신속히 변경하는 측추력 기술이 적용됐다.
2018년부터 양산을 진행 중이다.
천궁-Ⅱ 포대는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갖췄다. 미사일과 체계통합은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생산한다.
증동에 수출되는 천궁-Ⅱ는 한국군이 쓰는 것과 차이가 있다. 현지 사정에 맞는 성능개량을 진행한 결과다. 특히 미사일과 항공기를 탐지·추적하는 다기능레이더(MFR)에 차이가 있다. 먼저 수출된 UAE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한국군 천궁Ⅱ 다기능레이더는 공랭식이다. 극한의 열기와 모래먼지를 지닌 중동 사막에선 냉각효과가 없고, 모래먼지로 인한 운영상 제약도 있었다.
이에 따라 레이더 제작사인 한화시스템은 수냉식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를 개발했다.
차량 탑재 수냉식 AESA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300㎞로 늘어났으며, 탐지고도는 30㎞다.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외에 고도 50m, 사거리 3000㎞ 수준의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도 포착한다. 이를 통해 사막에서 장시간 넓은 범위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군 천궁-Ⅱ는 전원장치가 있는 컨테이너 위에 레이더를 장착했지만, 8륜 차랑에 탑재되는 수출형은 차체 아래쪽 중앙부에 레이더가 있어서 무게중심과 높이가 낮아졌다.
이라크는 예멘 후티 반군과 이란 드론·미사일 위협을 모두 경계해야 하는 UAE, 사우디처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으로 공중위협이 큰 나라다. 환경과 위협이 유사하므로 이라크도 UAE, 사우디와 유사한 수준의 천궁-Ⅱ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성과로 천궁-Ⅱ는 중동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방공체계 분야에서 중동은 틈새시장으로 분류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산 패트리엇(PAC-3)은 러시아의 킨잘 극초음속미사일을 요격하는 등 성능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유럽 등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공급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독일, 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바락MX나 다윗의 돌팔매, 애로3 등 이스라엘산 지대공미사일을 도입해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중동은 이스라엘 무기구매가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무기 도입도 어려워졌다.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구축하는 KAMD의 일부인 천궁-Ⅱ는 중동 국가에게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천궁-Ⅱ가 다른 중동국가에도 추가로 수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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