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기·무전기 폭발 사건 이후 헤즈볼라 지도자 첫 연설
"가자지구 전쟁 멈출 때까지 이스라엘 공격"
레바논 장관 "앞으로 48시간 향방을 좌우해"
19일 레바논의 티레 남쪽 아들룬에서 전날 통신장치 폭발로 사망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요원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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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이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등을 사용한 폭발 공격을 감행한 이후,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리 지도자가 “보복하겠다”며 입장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은 나스랄라의 연설에 맞춰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소닉붐(음속폭음)을 일으켰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호출기·무전기 폭발사고 이후 처음으로 대중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호출기와 무전기 폭발은 이스라엘이 테러작전이며 전쟁 선포와 마찬가지”라며 시간, 형태, 장소에 대해서 말하진 않겠지만 “보복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이스라엘 공격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헤즈볼라는 끼어들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을 끝낼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해 마시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랄라는 “이 지역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든 가자지구 사람들을 위한 레바논의 저항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랄라의 연설에 맞춰 베이루트 전역에서는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비행해 소닉붐을 일으켰다. 소닉붐은 보통 항공기가 초음속으로 비행할 때 충격파로 발생하는 폭발음을 뜻한다. NYT 기자는 최소 3대의 이스라엘 전투기를 목격했으며, 소닉붐을 들은 주민들이 놀라 거리를 뛰쳐나왔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소유의 로켓발사대 약 30대와 무기저장소 등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역시 북부 이스라엘에 대해 17차례의 별도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의 초점이 북부 전선으로 옮겨져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있던 이스라엘 방위군 98사단이 북부 이스라엘로 배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민 살람 레바논 경제부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48시간이 향방을 좌우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살람 장관은 이스라엘의 호출기·무전기 공격이 “모든 규칙과 모든 경계를 어겼다고 생각한다”며 “레바논에서 이는 테러행위로 간주되고 있으며, 헤즈볼라를 지지하지 않던 이들도 헤즈볼라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틀에 걸친 호출기·무전기 폭발공격으로 레바논에서는 총 37명 사망하고, 최소 30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중 360여명은 중태인 상황이다. 어린이와 의료 종사자도 사망했다. 모르타다 스마우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다히에(베이루트 교외)에서는 피해를 입은 사람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렵다”며 “친구든, 친척이든, 친구의 친구든 슬픔과 분노를 분명히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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