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0 (금)

겨우 잠재운 가계대출 불씨...美 빅컷에 고민 깊어진 은행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시장 금리 하향세에 영향 받을 듯
코픽스 석달째 하락…20일부터 국민ㆍ우리 등 변동형 주담대 금리↓


이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국내 가계대출 관리에 또 한번 ‘비상등’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사전 모니터링에 나서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지만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증가 흐름을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위적으로 대출 금리를 끌어올렸던 은행들도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이달 1일부터 13일(10영업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727조 4428억 원으로 8월 말(725조 3642억 원)보다 2조786억 원 늘었다. 지난달 같은 기간 4조 원 가량이 늘었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1조4234억 원으로 전달(568조6616억 원)대비 2조7618억 원 늘었으며, 신용대출 잔액은 되레 4754억 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 압박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에 더해 은행들이 1주택자 주담대나 전세대출 등을 규제하고 있는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이달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규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 효과도 금리 인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우려가 커진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에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최근 내수 경기를 고려하면 당장 기준 금리를 낮춰야 한다. 한은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나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문제는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가 계속 떨어질 경우 한은도 더 이상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 경우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인상됐던 주담대 등 가계대출 금리도 앞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벌써 시장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당장 주담대를 비롯한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6%다. 지난달(3.42%)보다 0.06%p 내려간 수준이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앞서 6월과 7월 전달 대비 각각 0.04%p, 0.1%p 하락했다.

잔액, 신 잔액 기준 코픽스도 전월보다 떨어졌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67%로 전월보다 0.02%p 낮아졌다.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3.14%로 전월 대비 0.01%p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국민은행의 주담대(코픽스 연동) 금리가 기존 연 4.56~5.96%에서 4.5~5.9%로 낮아진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부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되는 주담대 금리가 기존 연 5.11~6.31%에서 5.05~6.25%로 낮아진다. 현재 5대 은행 주담대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도 연 3.63~6.03%로 9월 초(연 3.73~6.13%) 대비 낮아진 수준이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 되면 각종 규제책으로 억눌러 왔던 가계대출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상황을 인지해 사전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금리 측면에서만 본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금리는 낮아지고 대출 관리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매주 은행 실무자들과 가계대출 관련 회의에 나서면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도 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금리와 괴리가 발생하면서 대출 금리가 일시적으로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가 정상화되더라도 대출 관련 규제가 촘촘하게 이뤄진 만큼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했다.

[이투데이/문선영 기자 (moo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