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전경. 현대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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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이 다가오고 전셋값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새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3만여 가구가 입주하는 만큼 보증금을 낮추려면 '입주장' 단지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1585만원으로 2022년 12월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5억8702만원)과 비교해 8개월 만에 약 4.4% 오른 것이다.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선호가 심화해 전셋값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준공을 앞둔 단지의 경우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저렴하게 전세를 구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부터 12월까지 수도권 입주 물량은 총 3만4403가구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단지는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이다. 1만2000여 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전용 84㎡ 전세 (조합원) 매물이 최저 6억9000만원에 나와 화제다. 동일 평형 매매가가 24억원가량임을 고려하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은 30% 수준이다. 이 단지는 전용 84㎡ 전세 매물이 7억원대에도 다수 있다. 다만 공인중개사들은 6억~7억원대 매물은 대부분 선융자가 낀 물건이라고 지적한다. 둔촌동 한 공인중개사는 "저렴한 전세 매물은 거의 소진됐고, 7억원대 물건들은 수억 원의 선융자를 남겨두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세 매물은 세입자의 보증금 권리보다 은행의 근저당권이 더 우선할 수밖에 없다. 리스크가 높은 만큼 전세 매물이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반 전세 매물의 평균 가격은 8억원대 중반~9억원에 형성돼 있다. 다만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입지·규모 면에서 비슷한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같은 평형 전세 매물이 일부 저층을 제외하고 10억~12억원임을 고려하면 보증금이 1억원 이상 낮은 셈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를 구할 때는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 3년 유예가 적용된 점도 유의해야 한다. 분양 주택에 전세를 들어가는 경우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더라도 최대 거주 기간은 4년이 아닌 최대 3년이다. 다만 조합원 매물은 갱신청구권을 통해 최장 4년을 급격한 임차료 인상 없이 거주할 수 있다.
올해 서울 강동구 입주 물량은 총 1만6685가구로 서울 전체 입주 물량의 67.7%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강동구의 올해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9월 둘째 주 기준 0.62%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다. 이 밖에도 10월 광명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1051가구), 12월 트리우스광명(3344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다만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며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주택에 전세자금대출을 내주지 않기로 해 신규 분양 주택에 전세를 들어가려는 세입자는 자금 계획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대출 상담을 통해 전세대출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신규 분양 주택은 입주장에서는 저렴하게 전세를 들어갈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만기를 채우고 난 뒤에는 오히려 전셋값이 급등해 보증금을 추가로 마련하거나 이사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규모 단지일수록 일시적으로 전셋값이 내려갈 수 있다"며 "주거비를 낮출 기회로 삼되 향후 전셋값 상승에 대비해 청약 등을 통해 내 집 마련 기회를 꾸준히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규 입주 단지(공공택지 제외)가 미등기인 경우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불가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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