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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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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4억 뛰었다…1기 신도시 최고가 행진,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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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올해 안에 선도지구 2만6000가구 선정과 정비기본계 획 수립을 끝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재건축에 나선다. 사진은 선도지구로 8000가구를 선정할 예정인 분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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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지구 공모절차가 진행 중인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에 재건축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재건축 투자 수요가 유입하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선도지구 선정 가능성이 높은 대단지를 중심으로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분당·평촌 등의 일부 단지에서는 올해 초보다 1억~3억원 뛴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현대 전용면적 174㎡가 지난 6일 21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인 15억5000만원(2020년 6월 거래)보다 5억5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이 단지 전용 129㎡도 지난달 29일 19억원에 손바뀜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금호 전용 198㎡는 지난달 12일 27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5월 22억8000만원보다 4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평촌에서도 최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안양 동안구 평촌동 꿈마을우성 전용 158㎡는 지난달 28일 역대 최고가인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13억3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인근의 꿈마을건영3차 전용 133㎡도 역대 최고가인 13억2000만원에 계약됐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조사 누적치 기준으로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값은 올해 2.84% 올랐다. 경기권에서 과천(4.25%), 수원 영통구(3.27%)에 이어 상승률이 세 번째로 높다. 최근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 9일 조사에서 분당구는 일주일 전보다 0.36% 오르며, 경기권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평촌신도시를 포함하는 안양 동안구도 최근 주간 조사에서 0.21%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와 금융권의 잇따른 대출 규제에도 재건축 이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분당·평촌·중동·산본신도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최근 재건축 밑그림인 정비기본계획을 내놓았다. 분당의 경우 기본계획에 따라 현재 174%인 용적률을 315%로 높여 5만9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게 된다.

여기에 재건축을 먼저 진행할 선도지구 공모 신청이 오는 23일(27일까지 진행)로 다가오면서, 재건축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분당구 구미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선도지구 지정 가능성이 높은 역세권 대단지일수록 가격 상승 폭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1기 신도시 내 각 단지는 선도지구 공모 신청을 앞두고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는 주민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막바지 노력을 벌이고 있다. 분당의 경우 동의율 95%를 넘기면 ‘주민동의 여부’ 평가항목에서 만점(60점)을 받는데, 아름마을 1~4단지와 한솔 1·2·3단지 등 이미 동의율 90%를 넘긴 단지들이 등장했다. 일산·평촌 등에서도 동의율 90%에 근접하며 앞서 나가는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선도지구 선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민 갈등 사례는 늘고 있다. 재건축 주민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동의 가구를 단지 내 게시판에 공개하는가 하면, 통합 재건축을 진행하다 단지 간 이견으로 통합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여(기부채납) 추가 제공 등을 포함한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15점)’ 평가항목 점수를 높이기 위해 공공기여 비중을 높이려는 단지도 있는데, 이럴 경우 사업성이 떨어지고 앞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주민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러 분당·평촌 이외 지역에서는 선도지구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덜한 게 사실이다. 특히 일산신도시는 아직 고양시가 정비기본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산본신도시는 용적률과 임대주택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결국 사업성과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재건축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1기 신도시 가운데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고,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분당의 경우 재건축 전 이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분담금 수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분담금이 생각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투자 수요가 주춤해질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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