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 기자 |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 중 구직 활동이나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집에서 그냥 쉬는 청년이 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기업에서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다 보니 청년들이 취업 시장에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1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청년층(15∼29세) 부가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최종 학교 졸업(수료·중퇴 포함) 후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은 지난 5월 기준 23만8000명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최근 3년(2022∼2024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이들 중 주된 활동으로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응답한 청년은 8만2000명(34.2%)에 달했다. 3년 이상 장기 미취업 청년 3명 중 1명은 직업 훈련이나 취업 준비, 구직활동 등을 하지 않고 백수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의미다. '취업 관련 시험 준비를 했다'(6만9000명), '육아·가사를 했다'(3만5000명), '진학 준비를 했다'(1만1000명) 등 다른 응답률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취업 기간별 ‘쉬는 청년’ 비중을 보면 ▶6개월 미만일 때 20.5% ▶6개월 이상∼1년 미만일 때 26.4% ▶1년 이상∼2년 미만일 때 20.6% ▶2년 이상∼3년 미만일 때 30.3% ▶3년 이상일 때 34.2%로 조사됐다. 즉, 대체로 졸업 후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연도별로 보면 3년 이상 미취업 청년 중 집에서 그냥 쉰 청년은 2021년 9만6000명에서 2022년 8만4000명, 2023년 8만명으로 점차 감소하다가 올해 8만2000명으로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청년층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쉬었음’ 인구가 증가하는 배경으론 우선 양질의 일자리 부재가 꼽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억제하고 있고 고용하더라도 신규 채용보다는 경력·수시 채용을 선호해 청년들이 갈 곳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등으로 갈리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로 청년들의 첫 일자리 선택이 신중해진 것도 쉬었음 증가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 미스매치도 고질적인 문제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선 ‘청년 쉬었음’ 인구 증가의 주된 사유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움’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정부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1월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내놨다. 재학·재직·구직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을 제공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시범 도입했던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기존 12개 대학에서 50개 대학으로 확대하고 민간·정부·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청년 인턴을 기존 4만 8000명에서 7만 4000명으로 늘리는 등의 내용이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