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하루 사이로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도청방지 무선통신수단 궤멸시킨 이스라엘 작전이란 분석
(베이루트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17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아메리칸 대학 베이루트 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들이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호출기 동시 폭발로 인해 부상당한 사람을 들것에 실어 이송하고 있다.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한 이번 폭발로 인한 부상자는 헤즈볼라 대원과 의료진을 포함해 1000명이 넘었다. 2024.09.17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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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호출기(Pagers, 삐삐) 폭발사태가 발생한지 하루만에 다시 2차 폭발이 일어나 10명 넘게 추가로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터진 통신수단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이른바 '워키토키'로 무전기인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대변인은 "전일에 이어 새로운 폭발이 발생했다"며 "어제보다 더 많은 통신 장치가 터졌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연이은 사태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다. 헤즈볼라 대원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도청이 가능한 전화 대신에 삐삐나 무전기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각 제품들에 폭약을 삽입해 두 차례에 걸쳐 한번에 수천대씩 터지게 조작해 대량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실제로 이를 주도했다면 적에 대한 물리적인 직접 타격 외에 비밀 통신 수단까지 대부분 무력화시킨 공작을 실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차례의 폭발은 헤즈볼라 대원은 물론이고 전쟁과 무관한 어린이와 여성들에까지 피해를 입혔다. 헤즈볼라는 1차 공격에서 여성과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해 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300명은 중태, 2600명은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2차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 12명으로 알려졌고, 또다시 수천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18일 수요일 두번째 폭발이 삐삐 공격보다 더 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삐삐 공격으로 피해자들은 손이 잘리고, 눈이 손상되거나, 엉덩이와 옆구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레바논 국영 통신은 수요일 두번째 공격으로는 최소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컨설팅 회사인 오렌(Auren)의 관리 파트너 오셔 아서는 "폭발 영상을 보면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기 전에 불이 붙기 때문에 폭발물이 미리 장치에 삽입된 것이 분명하다"며 "이런 작전을 계획하는 데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이며 변조된 삐삐가 특정 신호로 폭발되기 전까지는 정상 작동을 계속하게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5000대 이상의 새 삐삐를 주문했는데 이스라엘 정보국이 이를 중간에 가로채 폭발기제를 심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삐삐뿐만 아니라 무전기에까지 폭발물을 심은 것으로 보인다. 하루 사이에 헤즈볼라가 활용하는 대부분의 도청방지 통신체계가 붕괴된 것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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