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드디어 금리를 인하한다. 이번 금리 인하는 코로나 팬데믹 때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2022년 3월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결이자 완화 사이클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연준은 18일 오후 2시(한국시간 19일 새벽 3시)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성명서로 발표한다. 이번에는 분기마다 나오는 경제전망요약(SEP)도 함께 공개된다.
SEP에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담겨 있다.
이어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19일 새벽 3시30분)부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시장은 0.5%P 인하 확률 65%로 반영
━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인 0.25%포인트를 내릴 것인지, 좀더 공격적으로 0.5%포인트를 인하할 것인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채 전망이 엇갈린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0.5%포인트의 금리 인하 전망은 65%로 0.25%포인트 인하 전망(35%)보다 더 높게 반영돼 있다. 하지만 65%의 전망이 투자자들이 확신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다만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단기간에 급변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지난주 초만 해도 0.25%포인트 인하 전망이 더 많았지만 지난주 말엔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인하 전망이 50 대 50으로 팽팽히 맞섰고 이번주 들어서는 0.5%포인트 인하로 전망이 기울어졌다.
━
인플레 vs 고용, 어떤 리스크가 더 큰가
━
전 연준 선임 고문으로 예일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 잉글리시는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번 FOMC의 핵심 쟁점은 리스크 균형에 대한 연준의 인식"이라며 "(연준이) 지금 인플레이션보다 성장과 고용을 더 걱정한다면 약간의 보험적 조치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연준이 빅컷(0.5%포인트의 금리 인하)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쪽은 경제가 펀더멘탈상 괜찮다거나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잉글리시는 "연준이 최근 지표가 시사하는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양호하다는 확신이 없다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더 길어지고 어려워질 수 있다고 걱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시마 샤는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될까 걱정되고 금리를 0.25%포인트만 낮추면 경기 침체 리스크가 커질까 우려될 것"이라며 "현재 어떤 리스크가 더 큰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너무 늦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연준은 경기 침체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후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더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며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CNBC에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0.5%포인트 인하를 희망한다"며 "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완전 고용과 인플레이션의 목표치 회귀라는 의무를 달성하긴 했지만 이 상태를 유지하는데 현재 5.25~5.5%의 연방기금 금리는 적합하지 않다"며 "금리를 빠르게 정상화해야 하며 그럴 여지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지금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면 경제에서 무엇인가가 깨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제프리즈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톰 사이먼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긴축의 경험을 보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연준이 생각한 그대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며 "완화 정책도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을 가지고 바라봐야 하는데 확신할 수 없다면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연준 위원들 사이에 금리 인하 폭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나처럼 금리 인하가 조금 늦었다고 생각해 경제 흐름을 뒤쫓아가지 않고 한 발 앞서 나가기를 원하는 위원들이 있는가 하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좀더 신중하게 움직이기를 원하는 연준 위원들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7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후 지금까지 5.25~5.5%로 동결해왔다. 이는 2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5.25~5.5%로 유지되는 동안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3.3%에서 2.5%로 낮아졌고 실업률은 3.5%에서 4.2%로 상승했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 인하 폭도 중요하지만 점도표도 그에 못지 않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연준 위원들이 앞으로 금리를 얼마나 인하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연말까지 금리 얼마나 내릴까
━
지난 6월에 나온 점도표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평균적으로 올해 말까지 단 한 번의 금리 인하만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은 노동시장 약화 신호가 뚜렷해진 만큼 연준 위원들의 이같은 보수적인 금리 전망이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금리 인하 전망은 1.25%포인트가 42.3%로 가장 높게 반영돼 있다. 이어 1%포인트가 33%, 1.5%포인트가 16.6% 순이다. 가장 소폭의 금리 인하 전망은 0.75%포인트로 가능성이 8.1%로 낮게 반영돼 있다.
또 내년까지 금리 전망을 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금리를 2.5%까지 내린 후 인하를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잔디는 금리 선물시장의 이 같은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경제가 현재 수준에서 상당폭 더 악화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는 과도하게 공격적인 금리 인하"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점도표 /연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에는 SEP의 다른 경제 전망도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쏠린다. 실업률의 경우 지난 6월 SEP에서는 올해 말 4.0%로 예상됐으나 지난 8월에 이미 4.2%로 이를 넘어선 만큼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 SEP에서 올해 말 2.8% 예상됐으나 지난 7월에 2.6%로 이미 이를 하회했다. 따라선 이번 SEP에서 올해 말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FOMC 이후에 발표되는 성명서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성명서 내용이 인플레이션에 좀더 자신감을 보이고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고용 리스크는 좀더 균형 있게 설명하며 최대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