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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 전략과 자본 조달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금리 민감도가 큰 종신보험을 대신해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을 확대해가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보험금을 내줄 여력(지급여력비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자본성 채권을 발행하는 등 선제적 자본 확충에도 나선 상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에서 건강보험 계약 규모가 사망보험(종신보험) 계약 규모를 추월했다.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발생할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수치로, 보험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CSM은 8940억원으로 작년 말 7650억원 대비 1290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종신보험 CSM은 8720억원에서 6350억원으로 2370억원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체 CSM에서 종신보험 비중은 48.1%에서 38.6%로 10%포인트가량 줄어든 반면, 건강보험은 42.2%에서 54.3%로 높아졌다. 한화생명 역시 최근 신계약 CSM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보험사들이 금리 변화에 대비해 종신보험의 비중을 낮추는 전략을 펼쳐온 데 따른 결과다. 종신보험은 사망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능이 있을 뿐 아니라 만기 후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저축성 보험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보장성 보험보다는 금리 하락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 금리가 낮아지면 미래에 지급해야 할 환급금의 현재 가치가 더 높아지게 된다. 그에 따라 보험사가 보유한 부채의 평가액도 커지기 때문에 마진이 감소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경우 금리 10bp(0.1%포인트)당 20억~30억원의 마진이 움직일 정도로 금리 민감도가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 보험사 실적은 시장금리에 따라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금리 민감도가 덜한 단기·건강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5조7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었다. 반면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5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다. 이미 시중금리 하락에 따라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투자 성과는 작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2개 생보사의 투자이익은 1조7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9억원 줄었다. 31개 손해보험사의 투자이익도 전년 대비 179억원 줄었다.
자본건전성 관리도 보험사들의 과제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는 자산과 부채를 시장금리에 따른 시가로 평가한다. 보험회사는 자산과 부채를 장기로 운용하는데, 일반적으로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자산의 금리 민감도보다 크다.
보험연구원도 금리 변화에 따른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 감소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여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100bp) 하락하면, 지급여력비율은 생명보험사가 25%포인트, 손해보험사가 30%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감소하며 시장금리 하락의 여파가 반영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1분기 말 지급여력비율은 223.6%로 전 분기 232.2% 대비 8.6%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들도 자본성 채권 발행에 잇달아 나서며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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