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7일 응급실 내원환자, 일평균 2만 7500여명…경증은 예년 대비 30%↓
전국 응급실 411곳 중 408곳 24시간 가동…근무의사는 400여명 이상 감소
"더 필요한 환자에게 응급실 양보한 시민의식, 쉴 틈 없이 의료진 헌신한 결과"
광주→전주 이송 손가락 절단환자 등 '응급실 뺑뺑이' 사례 두고 "구조적 문제"
추석 연휴인 1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응급실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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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간의 연휴가 마무리되는 18일, 정부는 올 추석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지난해 추석 대비 2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또 이는 스스로 경증이라 판단되면 응급실 이용을 자제한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연휴기간 언론에 보도된 몇몇 '응급실 뺑뺑이'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당초 우려된 '의료 대란'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손가락 절단사고 이후 90㎞ 떨어진 전주에서 수술을 받은 광주 환자 등의 경우, 전공의 이탈로 새롭게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고질적 '지역·필수의료 인력 부족' 때문이란 점도 강조했다.
작년 추석 대비 응급실 환자 20% 이상↓…경증은 30% 줄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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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다른 명절 연휴와 비교해 문 연 의료기관은 증가했고, 응급실 내원환자는 겨증환자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중증·응급의료 여건이 좋지 않았고 의료인력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진료 참여, 응급의료 현장 의사, 간호사, 직원 분들의 헌신과 노력, 더 필요한 분에게 응급실 이용을 양보하는 국민 여러분의 높은 시민의식이 함께 작용해 연휴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중증환자 중심으로 작동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하루 평균 2만 7505명이다. 지난해 추석 응급실 방문환자 수인 3만 9911명, 올해 설 3만 6996명에 비해 2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전체적으로 응급실에 이송된 중증환자가 지난해 추석, 올 설보다 소폭 줄어든 데 더해 경증환자가 '30% 이상' 감소한 결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전국 411개의 응급실 중 3곳을 뺀 408곳은 연휴 내내 '24시간 가동'된 것도 진료 차질 완화에 한몫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지난 14~15일 이틀간 주간에만 운영됐으나, 16일부터 지금까지 24시간 진료체제를 회복한 상태다. 건국대충주병원과 용인 명주병원은 추석 연휴 동안 응급실 문을 열지 못했지만, 지역 내 의료원과 병·의원의 협조로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연휴 첫날인 14일에는 2만 9823곳의 의료기관이 환자를 받았고, 15일엔 3247곳, 16일 3832곳, 추석 당일인 17일에는 2223곳의 병원이 문을 열었다. 이는 일평균 9871곳으로, 당초 정부의 예상치(일평균 8954곳)보다 827곳이 늘었다.
작년 추석 연휴기간에 운영된 일평균 5020곳과 비교했을 때도 95% 더 많고, 올 설 연휴(일평균 3666곳) 대비 167% 증가한 결과다. 추석 당일에 정상 진료를 한 의료기관도 올해 설, 지난해 추석 당일에 비해 약 600곳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증·응급질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도 평시보다 '약간' 줄어든 수준을 유지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매일 정오를 기준으로 27종의 중증·응급질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연휴기간 87~92곳으로 나타났다. 연휴 직전인 9월 첫 주 평일 평균인 99곳보다 소폭 감소했다.
평소에도 휴일에는 이 수치가 줄어드는 경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전날 기준으로 중증진료를 주로 다루는 전국 180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는 1865명으로 지난해 4분기 기준(2300여 명) 대비 400명 이상 줄었다.
조 장관은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응급의료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전공의가 500명 이상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응급실 의료진이 감소한 상황이었으나, 의료진께서 현장에서 쉴 틈 없이 헌신해주신 결과 연휴기간에도 응급의료체계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응급실 뺑뺑이, 전공의 이탈前부터 문제…의료개혁 추진 이유"
'끝나가는 추석 연휴…응급실 상황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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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아울러 이번 연휴기간 보도된 응급의료 사례를 일일이 거론하며, 치료 현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충북 청주에서는 25주 임산부가 양수 유출로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75개 병원이 수용을 거부해 신고 6시간 만에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또 15일 광주에서는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가 관내 병원 4곳으로부터 수용을 거부당해 전북 전주로 이송된 이후 접합수술을 받았다.
조 장관은 청주 임산부 사례를 두고 "25주 이내 조기분만은 고위험분만에 해당하는 시술로 전국적으로 진료와 신생아에 대한 보호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산모와 태아는 모두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광주시 손가락 절단환자에 대해서는 "현재 수지접합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손가락 등이 절단될 시 시행되는 수술은 전국 총 5개의 수지접합 전문병원을 포함해 일부 병원에서만 진료 가능한 전문 분야"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에 따라, 수지접합수술은 평시에도 인근 종합병원보다는 시·도를 넘어 수술이 가능한 전문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광역응급의료상황실과 소방청 간에 추석 연휴 수술 가능한 병원 목록이 (이미) 사전에 공유되어 있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해당 사례들이 모두 올 2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새롭게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반복돼온 '구조적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조 장관은 "국민 여러분, 이번 추석 연휴에 발생한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보호, 수지접합수술과 같은 필수의료 부족 문제는 전공의 이탈 이전에도 있었던 문제"라며 "문제가 발생한 지역을 살펴봐도 수도권보다는 주로 지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같은 필수·지역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개혁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미뤄서도 안 되는 과제"라며 "국민들께서 살고 계신 곳에서 적시에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반드시 살려 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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