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연금과 보험

“아버지 빚더미라 상속 포기했는데, 4억 보험금이 있었다”…대법 판결은 “수령 가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 챗 GPT 생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씨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모든 상속 권한을 포기했다. 이후 우연히 아버지가 종신보험을 가입한 사실을 알게됐는데, 금액이 무려 4억원에 달했다. A씨는 상속을 포기했던 터라 4억원은 못받을 것으로 지레짐작 했다. 하지만 유사 사례에서 대법원은 “상속인에 대한 보험청구권은 고유재산”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즉 상속을 포기를 했더라도 A씨는 사망 보험금 4억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B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B씨의 가족들은 상속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에 부딪혔다. 가족들은 B씨의 금융거래가 여러 금융사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선뜻 상속여부를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B씨의 알지 못했던 채무가 나올 경우 상속으로 인한 불이익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 사례들처럼 상속을 ‘받을까? 말까?’ 고민될 땐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 서비스를 통해 상속인이 신청일 현재 피상속인 명의의 모든 금융재산과 보험, 대출, 신용카드 이용대금, 지급보증 등의 금융채무 조회가 가능하다.

상속인이 금감원이나 시·군·구청·주민센터, 은행, 금융투자, 생보, 손보, 카드, 저축은행, 농·수협 단위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예탁결제원, 우체국, 예보, 대부업, 공무원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의 접수처 중 한곳을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구체적인 조회 범위는 피상속인 명의의 보험과 예금, 대출, 보증, 증권계좌, 신용카드, 공제계약 및 가계당좌거래다. 서비스 신청에서 문자 통보까지 대개 7일에서 20일 정도 걸리며 접수 후 3개월간 금감원 및 각 금융협회 홈페이지에서 결과를 조회할 수 있다.

매일경제

[자료 = 금감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속 포기후 고인 명의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개인용도로 쓰면 재산의 임의처분에 해당돼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 제한사유가 발생, 상속인의 빚을 떠안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금융에 관한 피해나 불만사항이 있는 경우 금감원 콜센터(1332)로 전화하면 금융상담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상속인 보험청구권은 고유재산 인정”
일반적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은 재산과 빚은 법정상속인에게 상속된다. 이럴 때 상속인은 상속재산의 규모를 감안해 ▲상속 ▲한정승인 ▲상속포기를 선택하는데 이 경우 상속재산과 사망보험금의 관계에 대해 알아둬야 한다.

피상속인의 채무가 많아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을 신청한 경우 대부분의 상속인은 ‘사망보험금’도 상속재산으로 간주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거나, 피상속인의 채권자들이 사망보험금을 압류하겠다고 주장할 때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의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봐야한다(2004.7.9. 선고 2003다29463 판결)”고 판시했다.

다만, 교통사고로 사망해 가해자(상대방) 보험사가 지급하는 고인에 대한 위자료나, 장래에 얻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일실수입)에 대한 손해액 등 피상속인(고인)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상속재산에 해당된다.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고인이 생전에 가입한 상해·질병보험의 경우 상속 포기 땐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보험가입 시 보험수익인을 자신이 아닌 법정 상속인으로 지정해도 그렇다. 피보험자가 사망 전에도 받을 수 있는 보험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고인이 사망한 뒤 받을 수 있는 위자료도 지급 대상을 확인해야 한다. 약관에 명시된 지급대상이 고인의 가족이 아니라 사고로 사망한 고인일 경우 상속 포기땐 위자료를 받기 힘들다.

“10명 중 7명 상속 너무 어려워요”
상속은 더 이상 부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상속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산층도 상속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절반 이상은 스스로 상속을 준비하겠다고 답했지만 상속 경험자 10명 중 7명은 상속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최근 하나은행의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상속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은 더 이상 부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명제에 대한 동의율이 60대 이상에서 38%인 반면 40대에서 48%까지 올랐다.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줄 계획이 있는 중산층 10명 중 8명은 상속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상속 준비의 적절한 시점에 대해 60대는 아플 때, 40대는 ‘가능한 빨리’라고 응답해 상속 시점에 가까워져서가 아니라 미리 준비하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었다.

준비가 필요한 이유로는 ‘절세’(46%)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자녀에게 경제적 안정 제공(34%), 노후 생활자금의 원활한 운용(29%), 법적 갈등 예방(23%) 등을 언급했다.

상속 경험자에게 상속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는지 조사한 결과 70%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 재산 분할 분쟁(23%)보다 상속에 대한 준비 부족과 상속 절차상의 어려움(46%), 법률 및 세금 문제에 대한 지식부족(41%), 상속세 등 경제적 부담(29%)이 어려움의 주된 원인이었다.

매일경제

[자료 = 하나금융연구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속을 계획하는 중산층의 60%는 상속을 스스로 준비할 의향을 보였으며 그보다 적은 40%가 전문가의 도움을 계획했다. 하지만 상속을 경험한 경우 스스로가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향이 미경험자보다 1.3배 더 높았다.

전문가 중에서는 세무·법률가의 도움을 우선시했고,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사가 다음으로 높았다.

하나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자산이전은 가족관계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노후설계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