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179억5673만달러(약 23조8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9억3242만달러보다 약 18.1% 줄었다.
지역별 수주현황은 중동이 108억9747만달러로 가장 큰 비중(60.7%)을 차지했고 아시아(28억3472만달러), 북미·태평양(26억2805만달러), 중남미(8억8294만달러), 유럽(5억4365만달러), 아프리카(1억6995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중동은 대형 플랜트 수주가 이어지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수주실적의 약 33.%를 차지하던 북미·태평양 시장 수주액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고 아시아 역시 전년동기 대비 절반에 그쳤다.
건설사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중동에서 수주 '잭팟'을 터뜨렸던 삼성E&A와 GS건설이 수주액 기준 1위와 3위에 오르며 선방했다.
해외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
지난 4월 삼성E&A(삼성엔지니어링)와 GS건설은 약 72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을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했으며,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동쪽 350km에 위치한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를 증설하는 프로젝트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8월까지 7건의 사업에서 총 40억9964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억2091만달러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조지아주 배터리 합작공장 L-JV프로젝트(12억달러), S-JV프로젝트(17억5000만달러),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등이 주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8월까지 해외 수주액이 4억770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억7068만달러 대비 91.7% 급감했다. 올해 1분기 공사비를 증액한 대만 '가오슝 복합개발' 사업 이외에는 이렇다 할 해외수주가 없다. 2021년부터 이어온 3년 연속 해외건설 수주액 1위 자리도 올해는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해외건설 수주가 감소한 것은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해외건설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도 등의 경쟁국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수주에 나선 것도 수주 경쟁이 심화한 이유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도 시장이 위축된 원인이다.
대형건설사 해외사업 한 임원은 "중동에서 예상했던 발주가 지연된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확산해 전반적으로 해외수주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원전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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