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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가을인데 폭염인 이상기후…"기후취약계층 대응사업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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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국가보훈부를 탄녹위에 참여시켜야

상황별 취약계층 선별 필요…"영국선 치매·최상층 아파트 거주자 폭염 취약집단"

연합뉴스

서울에 사상 첫 '9월 폭염경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9월 중순인데도 한여름처럼 무더운 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후변화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대응 사업을 보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기후위기 불평등과 사회보장'에 따르면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현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의 크기와 상관없이 발생해 취약계층이 당면한 불평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 관련 논의는 취약 집단을 대상으로 한 피해 예방과 사후적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져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관한 논의는 부족하다.

이에 연구진은 기후위기 상황별로 취약 집단을 선별하고, 소관 부처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후위기는 폭염, 혹한, 미세먼지, 산불, 해수 온도와 해수면 상승 등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일반적인 취약집단인 노인, 장애인, 아동 등을 자동으로 기후위기 취약계층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위기의 종류, 해당 상황에서 필요한 능력, 가용 자원을 기준으로 해 취약계층 여부를 판별할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폭염 속 땀 닦는 참전용사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1일 오전 인천 중구 8부두에서 열린 제74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에서 참전용사들이 땀을 닦고 있다. 2024.9.11 soonseok02@yna.co.kr



연구진은 영국 사례를 참고로 들었다.

영국은 2022년 여름 65세 이상 인구 중 2천803명이 폭염으로 사망하자 폭염 관련 요주의 대상을 기존 75세에서 65세로 하향 조정했다.

또 폭염 위험군에 유아와 아기, 신체·정신 질환으로 인해 열에 적응하는 능력이 감소한 자,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를 포함해 침착함을 유지하는 능력이 감소한 자, 최상층 아파트 거주자, 노숙자 등을 포함했다.

고령 여부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 행동, 환경과 관련한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취약성을 결정한 것이다.

연구진은 기후위기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담당하는 부처가 기후변화 대응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현재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대통령 직속 기구인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에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등 여러 중앙부처가 참여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응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이거나 신체적 상이 때문에 기후위기 취약성이 큰 국가유공자 등 보훈대상자를 담당하는 국가보훈부가 탄녹위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폭염에 마을 인근까지 번진 미 캘리포니아 산불
(랜초샌타마가리타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확산하고 있는 대형 산불이 9일(현지시간) 랜초 샌타 마가리타 마을 인근 산비탈을 타고 번지고 있다. 산불이 폭염과 강풍의 영향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1만여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4.09.10 passion@yna.co.kr



아울러 연구진은 장애인과 신체적 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대책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애인은 재난과 기후위기의 대표적인 취약계층이지만, 이들에 대한 대책은 취약계층 집단의 공통적인 정책에 포함된 경우가 많아 맞춤형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안전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와 기후위기 대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환경부에 장애인 통합조정부서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소득층의 경우 차상위계층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기후위기 관련 저소득층 대상 급여와 서비스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중심으로 지급돼 경제적 취약성이 높은 차상위계층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결정할 때 소득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탈빈곤과 탈수급 촉진 제도의 효과성을 제고하면 기후위기 불평등 해소라는 궁극적인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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