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파르 킬라=AP/뉴시스] 지난 4월18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과의 접경 마을인 크라프 킬라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 앞을 지나고 있다. 2024.0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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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17일(현지시각) 레바논과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수백 대의 무선 호출기가 거의 동시에 폭발하면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대원과 소녀를 포함한 최소 8명이 사망하고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가 부상을 입었다고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관계자가 밝혔다.
익명을 조건으로 말한 헤즈볼라 관계자는 AP에 호출기가 폭발하면서 레바논의 여러 지역에서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 중에는 헤즈볼라 구성원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헤즈볼라 전투원도 시리아에서 그들이 휴대하던 호출기가 폭발하면서 부상을 입었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레바논 국경을 가로질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정교한 원격 공격으로 2700명 이상 부상을 입은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으나, 이스라엘 군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폭발 사건 직후 성명을 넀지만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다고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 대원의 10세 딸이 이날 호출기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고 유족 측이 전했다. 당시 소녀는 레바논 베카 밸리에서 아버지 옆에 있을 때 호출기가 폭발하면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750명이 부상당했으며 그 중 200명이 중태라고 발표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즈타바 아마니 주레바논 이란대사가 경미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보도한 또 다른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아마니 대사가 호출기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소셜 미디어와 현지 언론에 유포된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사진과 영상에는 사람들이 손이나 바지 주머니 부근에 상처를 입은 채 도로에 누워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모든 병원에 응급 환자를 수용할 준비를 갖추고 호출기를 소유한 사람들은 호출기를 가까이 두지 않도록 권고했다. 또한 의료진에게 무선 장치 사용을 피하라고 요청했다.
AP는 현지 병원의 응급실이 환자로 과밀화 상태이며, 많은 환자가 사지에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중태라고 보도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레바논 남부, 동부 베카 밸리,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병원이 사람들에게 모든 유형의 혈액을 기증해 줄 것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들은 모두 헤즈볼라가 강력한 입지를 굳힌 곳이다.
헤즈볼라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한 AP 인터뷰에서 이번 폭발은 "장치(호출기)를 표적으로 삼은 보안 작전"의 결과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적(이스라엘)이 이 보안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설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헤즈볼라 구성원들이 휴대하던 새로운 호출기에는 폭발한 리튬 배터리가 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튬 배터리는 과열되면 연기가 나고 녹으며 심지어 불이 붙을 수도 있다. 충전식 리튬 배터리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전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자 제품에 사용된다. 리튬 배터리 화재는 최대 590℃까지 타오를 수 있다.
이 충돌로 인해 레바논에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이스라엘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국경 양쪽에서 수만 명이 이주했다. 이스라엘은 17일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북부에서 헤즈볼라의 공격을 중단하는 것이 이제 공식적인 전쟁 목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폭발물이 달린 휴대전화를 이용해 하마스 무장세력을 사살한 적이 있으며, 2010년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 공격의 배후는 이스라엘이라고 보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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