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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인터뷰] 케빈 바라고나 딥AI CEO “챗GPT 무료 버전에 실망한 사람들 넘어와… ‘AI 민주화’ 이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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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케빈 바라고나 딥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4′ 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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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무료 버전이 내놓은 결과물에 실망한 사람들이 딥AI(deep AI) 서비스로 넘어 오고 있다. 공짜인데도 결과물 퀄리티가 좋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승부를 보겠다.”

케빈 바라고나 딥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4′ 직후 인터뷰에서 “성급한 유료화 보다는 규모가 먼저”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DeepAI는 오픈소스(온라인에 있는 무료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통해 ‘AI의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가진 스타트업이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AI 채팅 기능을 지원한 이후 텍스트와 이미지 변환 기능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는 비디오·음악 등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가 이달 발표한 ‘생성형 AI 소비자 앱 톱100′에 따르면 웹서비스 부문에서 딥AI는 전 세계 28위를 기록했다.

올해 생성형 AI 관련 기업들은 수익화 모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바라고나 CEO는 “AI 딥러닝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컴퓨팅 자원이 이제는 ‘상품(commodity)’처럼 취급돼 누구나 AI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고, 저렴한 컴퓨팅 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2024년은 ‘AI의 진정한 황금기’”라고 했다.

생성형 AI 1위 오픈AI의 챗GPT가 지난 2022년 일반 대중에 공개된 뒤 불과 몇 달 만에 수억명이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성 확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월 20달러의 유료화 버전도 출시했지만, AI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쓰이다보니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오픈AI가 비용으로만 70억달러(약 9조3870억원)가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올해 연 매출 목표치의 2배에 달한다.

바라고나 CEO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연산 처리 등 오늘날의 컴퓨팅 자원은 날이 갈수록 저렴해지고 있다”면서 “엔비디아는 AI 연산을 처리하는 가장 저렴한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고, 이제 AI 모델 자체는 특정 기술보다 저렴한 컴퓨팅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익 등) 성과가 달라진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생성형 AI 기업들이 유료화 버전을 출시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무료 버전에서) AI 메시지 수를 제한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AI 채팅과 이미지 생성에 있어 무제한적인 접근을 제공한다”면서 “사용자가 AI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물리적·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아 업종 내 경쟁 우위를 갖출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유료화 전환에 저항이 있는 이용자들을 모으고 생성형 AI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예로, 챗GPT는 지난 2023년 2월 유료 버전인 ‘챗GPT 플러스’를 출시했다. 파워 유저라면 돈을 내고 사용하겠지만, 여전히 무료 버전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바라고나 CEO는 “유료 모델을 사용하면 제품 아웃풋의 퀄리티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사와는 다르게 우리는 무료 모델에서도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챗GPT에서 여전히 유료 버전을 쓰지 않는 사람들 중, 무료 버전에 대한 결과물을 놓고 실망한 사용자들이 딥AI로 넘어오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품질이 좋고 가격이 낮거나 거의 공짜에 가깝고, 게다가 익명성이 보장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자체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이 믿음을 기반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바라고나 CEO는 딥AI의 경쟁력으로 ‘단순함(simplicity)’과 ‘마찰 없는 사용자 경험(frictionless user experience)’을 꼽았다. 그는 “딥AI의 도구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바로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서 “지난 2016년 AI 텍스트 생성기를 출시한 이후 우리의 도구는 전 산업을 통틀어 일상 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가장 쉬운 도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쉬운 작업 같아 보이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 최대한 직관적이고 복잡하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수많은 엔지니어링 인력을 들여 노력 중”이라고 했다.

최근 생성형 AI 업계에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이에 대해 바라고나 CEO는 “(주제 만으로도 3분짜리 동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하지만 (중국 기업을) 경쟁자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파트너로 보고 있지, 깨려는 대상이나 편견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바라고나 CEO는 인터뷰 중간에 휴대폰을 들어보이면서 딥AI가 생성해낸 시진핑 주석과 곰돌이 푸의 합성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이 사진을 지워달라는 공식 공문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우리는 민주국가에 살고 있으니 지울 수 없다고 답했다.(웃음) AI 기술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더불어 민주화된 재화다. 그 믿음을 가지고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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