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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르포] “월세 70만원에 관리비 별도”… 서울 대학가 원룸 체감 월세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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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원룸 주택 월세가 올라 이사하려고 다른 집 월세 매물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랐어요. 얼른 기존 집 월세를 올려 재계약했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원룸에 거주하는 대학생 A씨)

조선비즈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 전경.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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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근처 길가에서 만난 A씨는 서울대학교 근처 원룸 체감 월세가 어떤지를 묻자 이 같이 말했다.

A씨는 “2년 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전용 13.2~16.5㎡ 크기의 원룸을 구했는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에 계약했다”며 “만기일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집 주인이 월세를 5만원 올리겠다고 해서 새 집으로 이사하려고 알아보니 비슷한 조건의 원룸은 거의 월세가 60만원을 넘어 70만원에 가까웠다”고 했다.

2학기 개강을 앞둔 지난 8월 서울 주요 대학가에서 원룸에 거주하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다방에 올라온 올해 8월 기준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전용 33㎡ 이하 원룸 평균 월세와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는 60만원, 평균 관리비는 7만9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월세는 59만9000원에서 60만원으로 0.2% 올랐고, 평균 관리비도 7만1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1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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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언덕 위에서 주택가를 내려다 본 전경.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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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강대학교 등 주요 대학교가 몰려있는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 원룸 월세 매물은 보증금 1000만원 기준 관리비를 포함해 70만~80만원을 호가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소재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B씨는 “가파른 언덕 위에 있거나 30년 이상 노후한 주택이 아닌 이상 대학교 근처 전용 13.2~16.5㎡의 깔끔한 원룸 구하려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며 “관리비는 매물 컨디션에 따라 5만원에서 8만원 수준으로, 월세와 관리비를 다 합치면 매달 75만~80만원 정도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년 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이후로 대학가 월세가 빠르게 올라갔다.

서강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C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한 3년 동안 공실도 많이 발생했고, 그동안 집 주인들이 임대료를 못 올리지 않았나”라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대학가 원룸 집주인들이 월세를 전반적으로 크게 올리면서 기존에 거주하던 세입자는 이사를 안 나가려고 버티고, 원룸이 필요한 수요자들은 비싼 월세를 내고서라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방에 따르면 올 8월 서울 주요 대학가 10곳 가운데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이화여대였다. 이화여대 인근 원룸의 평균 월세는 74만원으로 10개 대학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연세대 인근 원룸 67만원, 한국외대 인근 원룸 65만원, 경희대 인근 원룸 64만원, 성균관대 인근 원룸 62만원, 고려대 인근 원룸 57만원 순으로 월세가 비쌌다.

관리비 상승률 1위 대학가에도 이화여대 인근 원룸이 이름을 올렸다. 10만원에서 14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49% 올라갔다. 이어 한양대 인근 원룸 5만원에서 7만1000원으로 42%, 서강대 인근 원룸이 4만원에서 4만9000원으로 22.5% 상승했다.

실제 이화여대 주변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은 오피스텔 월세 매물이 많았는데 전용 약 15㎡ 원룸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월세가 최하 76만원부터 시작했다. 같은 오피스텔인데도 리모델링 수준에 따라 매물로 나온 월세는 최고 85만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관리비 15만원을 더하면 매달 오피스텔 월세‧관리비로 91만~100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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