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로 비트코인 쏠림 극대화…"알트코인으로 자금 안 가"
"이더리움 자체의 부진에 밈코인이 유동성 잡아먹어"
암호화폐 이더리움(왼쪽)과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 위에 놓여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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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1분기 '깜짝 상승'했던 알트코인 가격이 2분기를 넘어 3분기까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알트코인의 부진이 이어지는 모양새인데, 전문가들은 시장의 주목도가 비트코인에 쏠린 것 이외에도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알트코인의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15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더리움(ETH)과 비트코인(BTC)의 가격을 비교하는 ETH/BTC 비율은 최근 다시 0.04%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 25개가 비트코인 1개의 값어치와 비슷하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8월 비트코인이 4일간 20%가량 하락률을 기록하며 9700만원대에서 7000만원대까지 폭락했을 때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이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진 경우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었다.
최근에도 비트코인이 반등하는 것과 달리 이더리움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알트코인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1월부터 미국 시장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며 비트코인에 주목도가 쏠린 탓이 크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이더리움의 부진이 예상보다도 심각한 것과 더불어 탈중앙화금융(디파이)나 인프라 등 시장 생태계의 주축이 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들어가야 했던 유동성이 '밈코인' 쪽으로 쏠려간 것도 전체 시장의 유동성 확보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 현물 ETF로 비트코인 쏠림 현상 극대화…"알트코인으로 자금 안 가"
국내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우선 현물 ETF 출시로 인해 비트코인이 크게 주목받은 것이 다른 알트코인에는 그다지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가상자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고, 실제 현물 ETF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유입된 자금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같이 유입된 자금이 비트코인에만 머물면서 알트코인 시장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는 "현물 ETF로 인해 비트코인에 대한 자금 집중도가 더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알트코인의 유동성이 부족해졌다"며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올라간 뒤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패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물 ETF로 들어온 자금들은 현재 알트코인으로 이동하기 힘든 자금들"이라며 "가상자산 전체가 아닌 비트코인만 보고 들어온 자금들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ETF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아닌 비트코인을 안정적인 투자 자산군 중 하나로만 보고 들어온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이더리움 등 다른 알트코인으로 유동성이 흘러들어가는 사례가 드물다는 지적이다.
암호화폐 이더리움.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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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물 ETF에 퍼포먼스도 별로"…이더리움 자체의 부진도 원인
다만 전문가들은 알트코인의 부진이 비트코인의 현물 ETF 출시로 인한 유동성 집중 외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증시 자금이 유입되며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렸다"면서도 "비트코인 상승세가 주춤하면 이더리움이 상승하고, 이더리움이 주춤하면 메이저 알트코인이 상승하는 패턴은 비트코인 현물 ETF뿐만 아니라 이더리움의 부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김 센터장은 이더리움의 부진과 관련해 "레이어2로 수요가 몰리고 덴쿤 업그레이드 이후 가스비가 줄어들며 이더리움이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 (자산)으로 전환됐다"며 "이외에도 새로운 내러티브가 부재하며 이더리움 현물 ETF의 부진 등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이더리움의 현물 ETF의 경우, 승인 시점 전후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유니스왑, 컨센시스 등 이더리움 생태계 공격과 크립토 벤처캐피털(VC)에 대한 조사 등이 이루어진 것도 (이더리움) 가격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도 "이더리움 자체의 부진도 (알트코인의 약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사실상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가격이 부진한데, 이는 이더리움의 사용성은 좋아졌으나 현재까지는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의 전환이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분석헀다.
실제 크립토퀀트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이 2년 전 POW에서 POS로 전환한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률은 비트코인보다 44%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크립토퀀트 수석 애널리스트 줄리오 모레노는 이와 관련해 "이더리움은 머지 이후 솔라나나 바이낸스체인(BNB) 등 다른 알트코인보다도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크립토퀀트는 "이더리움의 저조한 가격 퍼포먼스는 네트워크 활성도 악화가 원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밈코인 열풍, 전체 시장엔 악영향…시장에 퍼질 유동성 가져가"
이더리움의 부진 외에도 올해 초부터 가상자산 시장 내 인기 있는 섹터(Sector)로 자리 잡은 '밈코인'이 지나치게 많은 유동성을 집어간 것이 알트코인 시장 전체에는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센터장은 "밈코인으로 유동성이 분산된 것이 기존 알트코인들이 주목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며 "특히 밈코인의 경우, 발행된 후 잠시 주목받다가 폭락 후 잊혀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밈코인들이 계속 새롭게 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 유동성을 가져갔다"고 분석했다.
즉 기존에 이더리움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무거우면서 주목을 많이 받았던 알트코인들은 주로 이더리움과 같이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디앱)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의 가상자산이거나 디파이, 생태계 내 인프라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의 가상자산들이었는데 이들에게 들어갈 유동성이 밈코인 쪽으로 흘러갔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인 알트코인.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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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트코인 회복 가능성 분분…"이미 정점 지나"vs"4분기부터 시작"
알트코인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알트코인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데일리호들에 따르면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알트코인 셰르파는 앞서 국내 전문가들이 설명한 것과 같이 선상승한 비트코인이 조정세를 겪을 때 알트코인이 상승하는 '시장 역학'이 바뀌었다면서 알트코인의 사이클 정점은 이미 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알트코인이 올해 초와 같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사이클 정점은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 비트코인이 상승할 때 알트코인도 같이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시장 역학은 이미 바뀌었다. 다수의 알트코인이 한동안 가파른 가격 상승을 경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전문가들이 알트코인의 부진 원인 중 이더리움의 약세를 꼽은 것처럼 이더리움이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알트코인 시장 전반이 당분간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비트코인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 거시경제의 상황이 호전되면서 재차 상승세를 탈 경우, 알트코인으로 흘러들어갈 리테일 시장의 반등이 나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 교수는 "알트코인 시장의 경우 특히나 리테일 시장에서의 유동성 공급이 크다"며 "비트코인이 재차 올라갈 경우 투자 심리 자체가 크게 개선되면서 간접적으로 알트코인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승재 에이엠매니지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의 알트코인 부진에 대해 "상승 사이클 과정에서 새로운 강세 국면을 이어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4분기부터는 (시장이) 재정비 단계를 마치고 상승 사이클을 재차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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