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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싸구려 사람들에게 정직 기대하지 마"…슈퍼개미의 파격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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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 김상훈씨/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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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사이 '모험가좌'로 알려진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 김상훈씨가 공시를 통해 이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날 10일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대량보유보고)'를 통해 보고 사유를 '회사의 안위를 위해서(경영권 분쟁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씨의 디딤이앤에프 지분은 8.2%로 473만9999주를 보유 중이다.

그는 이번 보고서에서 자신의 직업과 직위를 '모험가(투자)'와 '사기꾼 추적자'로 적었다. 부서는 'Catch Me If You Can'이라고 적었다. 보유 목적으로는 '정직은 매우 비싼 선물이다. 싸구려 사람들에게 그것을 기대하지 마라'는 문구를 적었는데, 이는 워런 버핏이 명언이다.

변동 사유로는 '거짓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기꾼들에게 최후통첩'이라고 써놨다. 김씨는 앞선 공시를 통해서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지난해 3월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에서 주식보유 목적을 '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적었으며, 직업을 '모험가'라고 밝혔다.

김씨의 기행적 공시가 이어지는 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씨는 2022년부터 디딤이앤에프의 주식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의 평균 취득 단가는 1695원이었으나 주가가 지속 하락하자 23차례에 걸쳐서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이후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이 반대매매로 줄자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지난 4월에는 김씨 측이 신청한 '사측 선임 이사들의 직무정지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아냈고 경영권을 장악했다. 당시 김씨는 "회사의 문제점들을 찾아내 디딤이앤에프에 필요한 최선의 선택을 하고 회사의 내재가치들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99년 4월 설립된 디딤이앤에프는 대형 직영 레스토랑 사업, 가맹 사업, 식품 제조·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백제원, 한라담, 공화춘, 도쿄하나 등의 유명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연안식당, 고래감자탕, 마포갈매기, 백년가공화춘 등으로 가맹사업도 진행한다.

실적은 2019년 이후 역성장을 보였는데 코로나19와 인건비 및 원자재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2019년 119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2년 609억원까지 줄었다. 2020년부터 영업적자도 계속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21억원에 달했다.

디딤이앤에프의 주식은 지난 3월 27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가 의견거절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지를 시도했지만 철회돼 운용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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