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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한국은 추석물가 비상인데…중국은 물가내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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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中 대표 추석 선물 월병 판매량 감소…마오타이 가격도 하락
GDP 디플레이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1999년 이후 최장
中 전 중앙은행장도 "디플레이션 압력과 싸우는데 집중해야"
中 디플레 단기 물가안정엔 도움…중장기로는 韓경제 악영향
노컷뉴스

중국 베이징 수산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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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추석 물가안정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역시 추석 명절을 맞이한 중국에서는 오히려 물가가 내려 고민이 깊다.

중국에서 대표적인 추석 선물인 월병 판매량이 최근 몇년새 크게 줄고 있다. 중국제과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월병 생산량은 30만t, 판매액 200억위안(약 3조 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3%p, 9.1%p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당국이 지난 2022년부터 500위안(약 9만 5천원) 이상의 월병 판매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고가 월병 판매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생산업체나 판매자들은 예년에 비해 수요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광저우의 한 대형 월병 공장 판매 담당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년에는 고객들이 중추절 2개월 전부터 주문을 했는데 올해는 모두 관망하다가 중추절이 한 달 남아서야 주문이 시작됐고, 주문량도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술을 대표하는 고급 백주 마오타이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추석을 맞아서도 이례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주력 제품인 페이톈의 도매가는 2365위안(약 45만원)으로 지난해 추석과 올해 춘제(중국의 설)보다 15% 가량 싸게 팔리고 있다.

지난 몇년간 전세계가 인플레이션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 중국은 오히려 갈수록 낮아지는 물가 때문에 고심에 빠졌다. 중국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해외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 지난 2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0%대 상승률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도 7월과 8월은 폭염과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농작물 공급이 줄어 물가가 소폭 상승한 측면이 크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1.8%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PPI 하락폭은 지난 5월(-1.4%)과 6월(-0.8%), 7월(-0.8%)을 상회했다. 특히, 중국의 월간 PPI는 2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2016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 상으로는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은 보다 명확해 진다. 중국의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이는 1999년 이후 최장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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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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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이강 전 인민은행 행장은 지난 6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지금은 디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현재 중점을 둬야 하는 분야는 향후 몇 분기 내에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를 플러스(+)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내수 부진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소비와 투자 측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온건한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중국 고위 당국자 출신이 중국 경제애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중국 디플레이션 위기는 이미 생산자물가 내림세와 더불어 장기 금리 급락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부양했던 내수 경기가 기대와 달리 더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형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은 당장은 국내외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경제 침체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2021년 말 이후 처음으로 70달러를 밑돌았다

다만, 한국의 제1 무역국인 중국 경제의 장기 침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박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악순환이 예상과 달리 더 장기화하면 글로벌 경제, 특히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시커먼 먹구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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