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영장 떡값 내라고 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왕고참 할머니가 개인적으로 와서 떡값 드리자고 이야기를 하길래 그냥 무시하고 안내려고 했는데 단체 대화방에 초대됐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화방에서 자신을 ‘2년차 고인물’이라고 소개한 A씨는 “매년 설, 추석 명절에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모아 떡값으로 작은 성의를 표하고 있다”며 “1만원이든 2만원이든 성의껏 송금해 주시면 정산해서 단톡방에 공지해드리겠다. 20만원 드릴 예정”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고인물은 한 곳에 오래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곧 대화방에는 “송금했습니다”라 문자가 줄줄이 올라왔다고 한다. 작성자는 “참여 안하고 싶다. 강습비가 싼 편도 아니고 2만원이 너무 아깝다”면서도 “왕따 당하는 건 상관 없는데 돈 안 낸 거 강사가 알면 잘 안 가르쳐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수영장 '고인물' 회원이 단체대화방에 보낸 수영강사 떡값 공지./온라인커뮤니티 |
한달 25만원의 강습비를 내고 수영을 배우고 있다는 작성자는 추석 연휴 동안 수영장을 운영하지 않아 강습비도 아깝다며 “떡값을 내라는 게 이해 안 된다”고 했다.
수영강사 떡값은 일부 수영장에서 관례처럼 굳어져 매 명절 때마다 회원들 간 갈등을 유발해왔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부터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에서는 강사가 회원들에게 금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돈을 받은 강사와 돈을 건넨 자는 물론 회원들에게 돈을 갹출하는 내용의 문자를 전송한 자도 처벌 받게 된다.
다만 일부 사립수영장에서는 여전히 떡값 관례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수영장을 오래 다녔던 중장년층 회원들이 떡값을 모으고 나서는데, 신규 회원이나 젊은 회원들이 이에 반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내가 다녔던 곳도 안내니까 뒷담화하더라” “안내고 무시하고 다닌다. 공짜로 배우러 다니는 것도 아닌데 선물까지 해줘야 하나” “강사 생일선물 산다고 5만원 내래서 못낸다고 했더니 텃세 부려서 그만뒀다” “내기 싫은데 눈치 안받는 값이다 생각하고 낸 적 있다” 등 경험담을 공유하며 떡값 관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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