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31 (화)

“2년 후 84조원 시장으로 성장”… 인도로 달려가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인도 서북부 구자라트 새난드에 설립 중인 마이크론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 조감도./마이크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NXP, 마이크론,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에 연구개발(R&D), 생산, 패키징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본격화된 이후 인도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낮은 생산비용, 풍부한 인적 자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13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 NXP가 10억달러(1조34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인도에 R&D 시설과 인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NXP는 인도 현지 반도체 설계 연구 인력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커트 시버스 NXP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세미콘 인디아’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인도 반도체 시장은 2026년까지 630억달러(약 84조5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반도체 기업의 매력적인 목적지”라고 말했다. 이어 “NXP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들도 인도의 기술 생태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역시 지난해 6월 인도 구자라트 지역에 신규 패키징 공장을 짓기 위해 27억달러(약 3조62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마이크론의 패키징 공장 설비투자의 50%를 보조하고 지방정부가 20%를 지원하기로 했다. 첫 공장은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TSMC도 인도 타타그룹과 협력해 인도 구자라트주에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110억달러(약 14조7500억원) 추정되며 주력 생산 공정은 레거시(성숙) 공정인 28나노미터(nm)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타타그룹은 34억달러(4조5600억원)를 들여 아삼주에 패키징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인텔, 화웨이 등의 R&D 센터는 이미 인도에 진출해 있다. IT·전자 분야 인재가 많은 인도의 특성을 살려 현지에서 반도체 설계, 디자인, R&D 조직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AMD는 오는 2028년까지 4억달러(약 5300억원)을 투자해 인도 벵갈루루 지역에 반도체 디자인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장 큰 해외 R&D 거점 중 하나인 삼성리서치 방갈로르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인도법인(SSIR)은 조직을 확대하고 지난 3월 두 번째 반도체 R&D 센터를 개설했다.

인도는 미국 정부 주도 반도체과학법(칩 액트·CHIPS Act)의 글로벌 동맹국으로 선정되며 반도체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과 인도 양국은 뉴델리에서 미-인도 반도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투자의 성격과 규모는 인도의 반도체 생태계를 검토한 뒤 정해질 예정이지만, 인력개발과 기술교육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과학법에 약 530억달러(약 71조원)의 정부 보조금과 투자금을 책정한 바 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