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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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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은 날 두려워해” 발언 다음날… 北, 미사일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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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TV토론 후 도발 재개

조선일보

북한 600㎜ 초대형 방사포병 부대가 지난 4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북한은 12일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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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오전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여러발 발사했다. 미국 대선 TV 토론에서 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고 말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7월 1일 이후 73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11일 밤에는 쓰레기 풍선을 내려보냈고, 우리 대북 확성기 전면 가동에 맞서 연일 모든 전선에 걸쳐 ‘소음 공격’을 하는 등 복합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SRBM 여러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 미사일은 36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은 600㎜ 초대형 방사포 KN-25를 3~4발가량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참은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외교 당국자들도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통화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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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 10분쯤 북한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건 지난 7월 1일 KN-23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 이후 73일 만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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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통상 도발 수위를 높여온 한·미 연합 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8월 실시)’를 전후한 기간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트럼프의 TV 토론 발언에 호응하듯 도발을 재개했다. 트럼프는 전날 토론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3년 전에 중국과 북한, 러시아가 나를 두려워했다”면서 “지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재임 시절에는 북한이 핵실험·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멈췄지만,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 대선을 5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미 대선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군축 협상’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며 이득을 얻으려 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 등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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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진영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은 러시아 수출을 위한 ‘시범’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지만, 1차적으로는 북·러 군사 교류 과정에서 러시아에 수출을 하기 위해 시험하는 성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달 11~17일 일정으로 대규모 연합 훈련 ‘오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북한이 여기에 가세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러 연합 훈련 ‘오션’은 러시아 함정 400척 이상, 군용기 120대 이상, 9만명 이상 인원, 중국 함정 4척, 항공기 15대가 참여한다.

북한은 이날 탄도미사일 도발 직전인 지난 11일 밤에는 쓰레기 풍선 도발도 재개했다. 합참은 “쓰레기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 20여 개를 띄웠다”며 “풍선은 대부분 군사분계선 북쪽에서 움직였다”고 했다. 풍향을 봤을 때 남측으로 쓰레기 풍선 살포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도발을 벌인 것이다. 북한은 이달 4∼8일 닷새 연속 풍선을 날린 바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풍향이 맞지 않는데도 어제 무리해서 부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의 대북 전단에 대응하는 성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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