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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사생결단 싸우던 적의 손도 잡는다...현대차, 미국 1위 자동차 회사와 전방위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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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美GM, 포괄적 협력 위한 MOU 체결
내연 기관, 전기·수소 기술 공동 개발·생산하기로
배터리 원자재 통합 소싱 방안도 검토
한국일보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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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한국과 미국의 대표 기업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하면서 업계에서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현대차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메리 바라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마크 로이스 GM 사장, 실판 아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참석했다.

현대차와 GM이 손이 잡을 것이라 예상했던 업계 관계자나 전문가들이 거의 없을 만큼 이번 MOU는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회사는 공개적으로 협력한 사례가 없고 그나마 2022년 현대차가 GM이 운영하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한 것이 유일한 인연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 공장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문 생산 시설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기존 첸나이 1·2공장과 함께 인도에서 연산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두 회사 경영진은 이 인수 과정에서 신뢰 관계를 쌓았고 이번 포괄 협력 논의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깜짝' 발표한 파격 협력

한국일보

현대차와 GM 경영진들이 최근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실판 아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 마크 로이스 GM 사장,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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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가 힘을 모을 분야의 범위도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전기·수소 기술은 물론 승용·상용 차량, 내연 기관, 친환경 에너지까지 공동 개발·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일부 자동차 회사들이 미래차의 일부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하고 동맹을 맺기는 했다. 최근 일본 도요타는 독일 BMW와 수소 공동 개발 동맹을 맺기로 하고 2028년 두 회사가 함께 만든 수소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와 GM은 그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GM은 수소나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현대차의 우수한 기술력을 도입할 수 있어 유리해 보인다"며 "현대차로서도 GM의 트럭 판매망을 활용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나쁠 게 없는 윈윈 협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나아가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 개발과 전기·수소 배터리는 규모의 경제와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해 두 회사가 힘을 합해 미래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두 회사는 또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함께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장 ①승용·상용 차량 ②내연 기관 ③친환경 에너지 ④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생산 등이 함께 힘을 모을 분야로 꼽힌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GM은 글로벌 주요 시장 및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향상시켜 고객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바라 GM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체계화된 자본 배분을 통해 제품 개발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며 "상호 보완적인 강점과 능력 있는 조직을 바탕으로 규모와 창의성을 발휘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고객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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