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전방위 협력 나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제네럴모터스(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포괄적 협력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기아를 세계 3위로 올려놓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5년차 만에 '세계 1위 전략'에 본격 돌입했다.
세계 5위 자동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 메리 바라 회장과의 깜짝 사업협력 약속으로, 글로벌 완성차업계 판 흔들기에 나선 것이다. 중국의 전기차 공세와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에 적극 대응,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메리바라는 왜 손 잡았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2일 현대차와 GM에 따르면 양사는 내연기관차부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 분야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협력을 모색한다. 세계 2위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경영악화로 설립 87년 만에 자국 공장 폐쇄를 추진키로 하는 등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나온 생존과 도약을 위한 파격적인 행보다. GM과의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세계 3위에서 2위로 한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미국 시장에서 GM과 1, 2위를 다투고 있는 도요타와의 경쟁구도 강화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시장판매 순위는 3위(730만4000대)다. GM은 5위(618만8000대)를 차지했다. 자동차업계는 3위 현대차그룹과 5위 GM의 '한미 연합군' 결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메리 바라 GM 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업계에선 현대차와 GM이 서로 각기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둔화)이 장기화되면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GM은 해당 부문의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현대차는 2009년 첫 출시한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관련 기술을 고도화시키는 데 성공, 도요타와 함께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르면 연말에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II)이 들어간 신형 팰리세이드를 출시하고, 2027년에는 후륜 기반의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도 투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발표 보다 전기차 전환 시점을 늦추기로 한 GM 입장에선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가뭄 속 단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GM 공동생산 추진
양측은 향후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등 특정 지역에서 생산시설 공유 및 공동 생산 구축이 특히 주목된다. 현재 현대차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울산·아산·전주 공장을 비롯해 미국 앨라배마, 체코, 튀르키예,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아는 국내 광명, 화성, 광주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해외에는 미국, 중국, 슬로바키아, 멕시코, 인도 등에서 차를 생산하고 있다. GM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부평 및 창원),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중국 등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미시간·인디애나·테네시·뉴욕·오하이오주 등에 전기차(EV) 전용 생산라인을 갖춘 상태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노동조합의 반발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가 향후 협의를 통해 공동생산에 나서게 된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의 반발 등은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조은효 권준호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