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혁신 방해" 강력 비판
RTX 50 등 中 밀반입 확대 위기
업계 "팔리기만 하면 돼" 의견도
트럼프 2기 출범 후 변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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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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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고성능 GPU 구매 확보를 원천 차단하면서 한국에서 GPU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엔비디아의 'H100', 'A100' 등 AI 전용 GPU 판매를 중국으로부터 차단했지만 수백만원대 고성능 GPU 역시 추가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미 중국 보따리상들이 국내에서 GPU 구매를 해가는 상황인데, 추가 제재가 일어날 경우 중국 상인들의 GPU 사재기는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의 GPU 품귀 현상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중국 겨냥한 제재 강화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AI반도체 수출 통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한국 등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고, 중국·북한·러시아 등 20여개 '우려국가'를 포함한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이다.
제재의 핵심 타깃은 중국이다. 중국으로 직접 가는 AI 칩을 차단하는 기존 수출 통제에 더해 중국이 동남아, 중동 등의 제3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AI 역량을 키우거나 제3국이 보유한 미국산 AI 칩을 수입하는 등의 우회로까지 막겠다는 포석이다.
제품을 팔아야 하는 엔비디아도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약 20%에 가까운 중국 매출 실적에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재를 피하기 위한 카드로 엔비디아는 AI연산 기능을 확 뺀 GPU를 중국 시장용으로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새 GPU 'RTX 50' 시리즈의 대안인 RTX 5090D다. 미국 탐스하드웨어에 따르면 RTX 5090D는 RTX 50 시리즈 중 최고급 모델인 RTX 5090 대비 AI 성능을 29% 낮추고 AI 추론,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연산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재가 강화될 경우 RTX 5090D마저 이전처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도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네드 핀클 엔비디아 부사장은 이번 수출 제한 조치가 "전 세계적으로 혁신과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미국 리더십을 약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변수는 남아 있다. 수출 통제가 발표 후 120일 지나서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아직 미지수다.
■밀반입 늘어 GPU 품귀 심화 우려
수출 규제로 한국 시장에도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업자들이 국내에서 RTX 50 시리즈를 구매해서 중국으로 되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해외 유학생 가방을 통해 엔비디아 A100 GPU를 밀반입하기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AMD의 제품은 새 GPU가 출시될 때마다 제한된 물량으로 인해 출고가에 웃돈이 붙으면서 거래되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가격이 더 치솟을 수 밖에 없다. 특히 가장 고사양에 속하는 RTX 5090, RTX 5080은 물량이 워낙 적어 엔비디아가 특정 기업에만 우선 판매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경우 하위 모델도 가격이 덩달아 뛸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소비자용 GPU를 국내에서 사는 일은 이전에도 많았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AI 전용 칩은 기업 단위로 판매되기에 불가능한 영역인 반면 소비자용 GPU는 우회해서 가져가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PU를 파는 유통업자들 입장에서는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상관없이 제품을 사주기만 하면 그만"이라며 "한 때 사재기, 되팔이가 심할 때는 계정 1개당 하나씩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것도 한계가 있었고 쉽지 않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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