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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인섭 기자(인천공항)] "경기 운영 중 분수령이 됐던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 부분이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개인 기량에 의존한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 오후 5시 23분경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선수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해 K리그 12명이다. 해외파 선수들은 오만 원정 이후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홍명호호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홍명보 감독의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 데뷔전이었던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판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협회의 졸속 행정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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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치러진 경기였다. 경기 결과라도 좋았다면, 혹은 과정이라도 긍정적이었다면 비판 여론은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울산 HD 시절부터 비판받았던 'U자 빌드업'을 추구하며 계속해서 측면과 후방으로 공만 돌렸다. 최전방으로 공이 연결되는 횟수는 적었고, 손흥민, 이강인 등도 몇 차례를 제외하면 침묵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의 역습에 고전했다. 한국은 팔레스타인이 전술적으로 준비해 온 역습에 쩔쩔매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고,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가 없었다면 홈에서 약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무릎을 꿇을 뻔하기도 했다. 한국은 졸전을 펼친 뒤, 가까스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불안함을 안고 오만 원정길에 올랐다. 가까스로 결과를 챙겼다. 한국은 전반 10분 만에 황희찬이 선제골로 쉽게 리드를 잡았지만,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전형적인 라볼피아나 전술을 들고 나왔다. 후방에서 빌드업하는 과정에서부터 김민재와 정승현의 사이에 박용우를 투입하며 변형 쓰리백을 형성했다. 그러면서 이명재와 설영우는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게 됐다.
장점은 많은 숫자가 공격에 가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풀백의 전진 배치로 좌우 윙포워드로 나섰던 손흥민과 이강인이 중앙으로 좁힐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선제골이 나오기도 했다. 이명재가 높은 위치로 올라가 공을 전개했고, 손흥민을 거쳐 황희찬이 득점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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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먼저 텅텅 빈 중원이다. 박용우가 수비 사이로 내려오면서 중원은 황인범이 홀로 커버하게 됐다.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황희찬은 수비보단 공격에 치중하면서 황인범이 혼자 넓은 중원을 감당해야 했다. 은골로 캉테조차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두 번째 문제점은 넓어진 공수 간격이었다. 중원이 텅텅 비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격과 수비 라인은 멀어지게 됐다. 그렇다고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이 아래로 내려와 볼을 받으면 전방에 받아 줄 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25분을 기점으로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오만이 선제 실점 이후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을 펼치자 한국의 광활한 중원은 모두 오만 선수들이 차지하게 됐다. 그러면서 조금씩 기회를 내주기 시작했고, 결국 전반 종료 직전 반칙까지 헌납했다. 이 과정에서 실점을 내줬다.
후반 시작 이후에도 변화는 거의 없었다. 계속해서 오만은 한국의 중원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기회를 엿봤다. 다행히 오만의 전력이 좋지 않아 선수들이 개인의 역량을 통해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37분 이강인의 환상적인 드리블 이후 손흥민의 원더골이 터졌고,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의 쐐기골이 나오며 3-1로 승리했다.
오만 원정 이후 복귀한 홍명보 감독은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두 경기 모두 이기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만을 상대로는 승리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최종 예선 일정을 치르면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만전 승리는 거뒀지만, 손흥민, 이강인 등 일부 슈퍼스타에게 공격을 의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경기 운영 중 분수령이 됐던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 부분이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개인 기량에 의존한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 오만과의 경기에서 후반 30분 남겨둔 시점에 전술적인 부분에서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전술적으로 좋았던 경기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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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홍명보 감독 인터뷰 전문]
9월 A매치 일정을 마친 소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두 경기 모두 이기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만을 상대로는 승리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최종 예선 일정을 치르면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
두 경기를 마치고 어떤 식으로 팀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코칭 스태프, 선수들과 모두 소통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들을 좁혀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두 경기를 통해 얻은 소득
1차전보다 2차전이 더 나아졌다는 게 소득이다. 팔레스타인과의 첫 경기에서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좋았고, 또 그보다 오만전이 더 경기력이 좋았다. 그런 부분들이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이 더욱 긍정적이 생각을 갖고 치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보완해야 할 점
경기를 하다 보면 90분 내내 우리가 하고 싶은 걸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분명 우리에게도 어려운 순간이 온다. 그럴 때 지난 오만과의 경기처럼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하게 되면 더 어려워진다. 그런 부분들을 발전시켜야 한다.
A매치 기간 짧은 시간 내 선수들 컨디션 관리 방법은?
우선 선수들이 다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이제 소속팀에서 뛰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고, 거기서 또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을 찾아야 한다. 이제 다음 소집까지 남은 시간 동안 선수 구성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
10월 A매치 상대(요르단, 이라크)들도 만만치 않은데?
우리보다 낮은 순위에 있거나, 강력한 순위 경쟁 팀들에는 승점을 주지 말아야 한다. 이제 분석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요르단, 이라크과의 경기 모두 순위 싸움 면에서는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놓고 전체적으로 잘 운영할 필요가 있다.
두 경기 동안 공격 상황에서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경기 운영 중 분수령이 됐던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 부분이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개인 기량에 의존한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 오만과의 경기에서 후반 30분 남겨둔 시점에 전술적인 부분에서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국회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나중에 그런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나온다면 성실히 임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그 부분에 특별히 아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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