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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삼성 파운드리에 드리운 암운…팹 투자·엑시노스 2500 개발 난항 [소부장반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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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새로운 해법으로 여겨졌던 게이트올어라운드(GAA)기반 3나노 2세대 공정(SF3)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스템LSI가 차세대 갤럭시S 시리즈용으로 준비했던 '엑시노스 2500'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이어지는 TSMC 독주로 파운드리사업부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탓이다. 이에 따라 올해 예정됐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팹 투자도 점차 연기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25에 엑시노스 2500 대신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를 전량 채택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 2500의 성능과 생산 수율이 예상치 대비 낮게 나오면서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엑시노스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라인업이다. 엑시노스 2500은 GAA 기반 SF3 공정으로 제작된 차세대 제품으로 내년 갤럭시S 시리즈 탑재를 목표로 제작돼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제품 내 높아진 퀄컴 칩 비중에 따라 원가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대감이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엑시노스 2500를 생산하는 SF3 공정 수율이 예상 대비 낮은 데다, 전성비 등 일부 성능에서 경쟁사 동급 제품 대비 낮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대만 트렌드포스 등 일부 조사기관에서는 갤럭시S25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가 탑재되는 가운데, 엑시노스 대신 대만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400'를 채택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엑시노스 2500를 제조하는 삼성 파운드리의 단기적인 실적 전망 기대치도 낮아지는 모양새다. 삼성 파운드리가 상반기 기록한 적자를 하반기 업황 회복, 모바일 수요 증가에 따라 해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기작에 대한 우려가 늘면서 이익 회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반도체 업황 회복을 주도하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수혜가 적다는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초거대언어모델(LLM) 구동용 데이터센터 투자로 관련 반도체 칩 생산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작 이와 관련된 수주는 TSMC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TSMC가 칩 공정 역량과 2.5차원 패키지 솔루션 등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AI 열풍에 따른 매출 회복도 선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 내 주류 분석이다.

실제로 트렌드포스는 2분기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로 보면 TSMC는 AI 서버용 칩, 모바일 AP 수요에 따라 62.3%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분기 61.7% 대비 0.6%포인트(p) 증가한 수치로, 2위 삼성전자와 격차를 같은 기간 0.1%p 소폭 늘렸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현재 삼성전자가 투자하고 있는 파운드리 팹에 대한 투자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가 집행하는 평택 4라인(P4)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투자의 연기가 대형 고객사의 수주를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P4는 페이즈(Phase) 1부터 페이즈 4 등 4개 라인으로 구성된 메모리·파운드리 복합 공장이다. 페이즈 1·3은 낸드와 D램, 페이즈 3·4는 파운드리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페이즈 1은 현재 라인 설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고 페이즈 3은 조만간 본격적인 설비 반입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던 페이즈 2 투자는 일부 공사가 진행된 이래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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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일러시 공장의 경우 현지 건설 업체의 공사 지연에 따라 하반기로 설비 반입이 미뤄진 바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말 중 테일러시 공장과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속되는 공사 지연과 메모리향으로 정해진 투자 우선순위 기조에 따라 관련 계획이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초 10월 중 관련 설비 반입 계획을 협력사 등에 전달하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중 관련 계획이 집행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계획 논의 자체가 다시 연기된 것으로 안다"며 "현재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치중하는 삼성전자의 사업 기조와 파운드리 사업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투자 재개 시점이 요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GAA 기반 공정에 사활을 내건 만큼 관련 수율과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2나노 등 차세대 공정에서 다시 한번 추격의 발판을 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전략에 맞춰 P4 페이즈2·4 및 테일러시 팹 투자 시기를 조정하고, 엑시노스 2500에 대한 성능·수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 2500의 성능 향상과 플래그십 라인업 탑재는 삼성전자 MX사업부·시스템LSI·DS부문 등 전사적 사업 반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장 다가온 갤럭시S 시리즈용으로 채택하기보다, 보급형 제품과 갤럭시Z 시리즈 적용을 위해 순차적으로 고도화하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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