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3 (일)

[인터뷰]황정민 “‘베테랑’ 시리즈화? 난 늙어도 서도철은 절대 지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괴로울 때 날 구원해준 ‘베테랑’, 속편 흥행 부담 극심”


스타투데이

‘베테랑2’로 돌아온 배우 황정민. 사진 I CJ EN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처음 영화하는 사람처럼 무진장 떨려요.”

9년 만의 속편, 영화 ‘베테랑2’로 돌아온 황정민(53)은 지난 10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곤 “이제 덜 떨릴 때도 된 것 같은데 여전하다. 특히나 수많은 내 필모 중에서도 정말 아끼는 작품이기에 더 그런 것 같다”고 고백했다.

“생각보다 정말 오래 걸렸어요. 탓을 하자면 감독님 탓? 제가 빨리 하자고 그렇게 졸랐는데...농담이에요.(웃음) 1편이 워낙 잘 되다보니까 추스릴 수 있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1편의 에너지로 뭔가를 만든다는 자체가 부담스러웠고요.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늦어진 거죠.”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팀에 수상한 막내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해 벌이는 추격전을 담은 액션범죄수사극. 황정민을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황정민은 “나는 ‘신세계’를 찍고 있었고, 감독님은 ‘베를린’을 찍다 인천 촬영을 보러 오셨다가 ‘베테랑’ 1편 이야기가 나왔다. 워낙 둘이 친하니까 ‘우리끼리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봅시다’라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즐기면서 작업한 작품”이라며 “정말 낄낄대며 만들었는데 복에 겹게 많은 관객들도 사랑해주셨다. 그때 느낀 에너지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만큼 2편도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안 좋았던 시기였어요. 배우로서의 자괴감이랄까요? 영화 성적도 별로 좋지 않았고, 여러모로 내 일에 대한, 역할에 대한 의구심도 들고, 괴로울 때였어요. 이런 걸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때 만나 큰 빚을 진 게 ‘베테랑’이에요.”

스타투데이

‘베테랑2’ 서도철 형사로 돌아온 황정민. 사진 I CJ EN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속편은 반대의 상황이다. 전작 ‘서울의 봄’은 천만 관객을 넘었고, 선보이는 작품마다 탄탄대로다. 오랜 전성기 중에서도 그 정점에서 선보이게 됐다. 하지만 이번엔 즐길 수가 없었단다. 더 잘해야 한다는, 더 보답하고 싶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미치겠다”고 말해 찐 웃음을 유발한 그는 “전편과 비교하긴 어려울 것 같고...‘재탕’이 아닌 다른 매력의 이야기로 완주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낀다. 더 깊어진 메시지도 좋고. (추후 쏟아질 관객의 평가와는 별개로) 여러 압박감을 이겨내고 본인의 의지대로 우직하게 끌어간 감독의 의지에는 박수를 보낸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류 감독을 추켜세웠다.

더불어 “만약 ‘시즌3’가 나온다고 해도, 그 뒤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황정민은 늙을 지언정 서도철은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소망, 열망이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다시 돌아온 강력계 서도철 형사와 팀원들은 여전히 가족도 못 챙기며 밤낮없이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며 살고 있다. 그러던 중 ‘다크 히어로’가 등장한다. 마땅히 죄값을 치러야 하지만 법의 허술함을 이용해 뻔뻔하게 사회에 복귀해 설치는 흉악범들을 처단하는, 일명 시비나 선악을 판단하여 안다는 상상의 동물을 빗대 ‘해치’로 불리는 다크 히어로다.

어떤 살인도, 폭력도 용납될 수 없기에, 형사들은 ‘연쇄살인범’으로 칭하며 수사에 나선다. 그럴수록 ‘해치’는 더 대범해진다. 코너에 몰린 팀원들 앞에 남다른 몸놀림의 ‘박선우’가 막내로 영입되고, 사건은 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정해인 치트키 인정...무서운 성장세 덩달아 행복”
스타투데이

‘베테랑2’ 정해인·황정민 스틸. 사진 I CJ EN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인이가 나오면 관객들이 다 무장해제 되니까...”

유아인에 이어 속편의 새로운 빌런은 정해인이다. “어쩌면 오른팔이 될수도 있었던, 믿었던 후배의 배신에 서도철은 억장이 무너졌을 거얘요. 단순히 범인 잡는 집념이 아니라 그 복잡한 심정을 어떻게 녹여내 표현할지 고민이 컸어요.”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정해인에 대해 “어쨌든 해인이가 나오면 관객들이 무장해제가 되니까. ‘서울의 봄’에서도 느끼지 않았나. 그 친구가 가진 묘한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이 충분히 ‘베테랑2’에서 발산이 된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그러면서 “빌런으로 악역으로 또 다른 연기를 하다보니 상충해서 더 좋은 에너지가 된 것 같다. 같은 작품에서 만난 친구들이 대중에게 칭찬받고 인정받고 사랑 받는 걸 보면 나까지 칭찬받는 느낌이 들고 좋다. 그 반짝거리는 눈을 잊을 수 없다. 어떤 역할이든 뿜어내는 에너지가 굉장히 큰데 그게 또 자연스러워서 정말 좋더라”라고 연신 행복해했다.

스타투데이

‘베테랑2’를 이끄는 황정민. 사진 I CJ EN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즌3’, 그 이상의 제작 가능성도 있을까. 황정민은 “모두가 알다시피 속편이 잘 돼야 3편이 있고, 또 3편이 잘 돼야 그 다음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감독님과는 아무 이야기도 나눈 게 없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그러고는 “중요한건 나는 늙어도 서도철은 영원히 쌩쌩했으면 좋겠다. 정말 매력적인 사람인데 ‘츤데레’ 매력도 그렇고, 든든하고, 몸도 잘 쓰는...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그런 닮고 싶은 어른이다. 그 모든 게 변함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당연하고도 어쩔 수 없는 시장 논리니까...특히나 극장 상황이 계속 좋지 않아 장담할 순 없을 거예요. 하지만 속편이 또 다시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꼭 제가 감독님을 졸라보겠습니다.(웃음)”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는 13일 개봉하는 ‘베테랑2’는 사전 예매량 30만장을 돌파했다. 예매율도 66%로 압도적 1위다. 추석 연휴 기간 국내외 영화를 통틀어 인지도 높은 대중성을 지닌 신상은 이 영화 뿐이다. 함께 걸리는 작품들은 한참 전 개봉한 다큐 ‘안녕, 할부지’와 가수 남진의 콘서트 실황 영화인 ‘오빠, 남진’, 다양성 가족 드라마 ‘장손’·‘딸에 대하여’ 정도다. 시즌2에 대한 반응과 함께 추석 연휴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손익분기점은 약 400만. 쿠키 영상은 1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