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박은정(왼쪽부터), 차규근 의원이 지난 6월 19일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찾아 김건희 여사를 '디올백 수수 의혹' 관련 알선수재 등 혐의로 고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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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처분을 지켜본 뒤, 같은 내용으로 고발된 공수처의 사건 처분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 판단 이전에 공수처가 김 여사 사건 수사를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검찰의 처분 결과를 보고 관련 사건의 처리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검찰 처분과는 별개로 이 사건을 처분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건 처분을 위해서는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검찰 처분 이후 공수처가 별도 수사를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 사건을 검찰에 이어 공수처에서 두 번 수사하게 되는 셈이다.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은 검찰과 공수처에 각각 고발됐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는 작년 12월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조국혁신당은 지난 6월 김 여사를 알선수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먼저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가 2022년 9월 재미 교포인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디올백이 윤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도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뿐 아니라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뇌물수수, 증거인멸, 직권남용 6개 혐의를 검토한 결과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도 지난 6일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할 것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조국혁신당이 지난 6월 공수처에 고발한 사건은 수사 2부에 배당됐지만, 수사가 시작되지는 않았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된 것과 같은 사건이지만, 검찰과 공수처는 엄연히 다른 기관”이라며 “다른 기관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사건 처분을 위한 절차를 밟는 게 맞고, 검찰 수사가 끝난 상황에서 검찰에 이 사건을 이첩할 수도 없다”고 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느냐’ ‘검찰 수사와 상관없이 수사할 것이냐’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 질의에 “지금 아주 적극적으로 행해지진 않았다”며 “검찰의 처분 내용을 먼저 확인하고, 자체적으로 성실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여사 소환조사가 원칙이냐’는 김 의원 질의엔 “그렇다”고 답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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