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 삼성처럼 풀터치 스크린 내놔
LG ‘Q9’ 닮은 하이센스 할리 눈길
韓제품 모방 인테리어 TV도 전시
LG전자의 ‘LG 올레드 오브제 컬렉션 포제’(왼쪽부터)와 이번 IFA 2024에 등장한 하이센스의 ‘아트 TV’, TCL의 ‘A300 프로 넥스트프레임TV’ 베를린=김현일 기자 |
IFA 2024에서 나란히 등장한 LG전자의 이동형 AI홈 허브 ‘Q9’(왼쪽)과 하이센스의 ‘할리(harley)’ 베를린=김현일 기자 |
삼성전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왼쪽)와 하이센스 ‘시리즈9’라인업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베를린=김현일 기자 |
“중국은 더 이상 경계 대상이 아니라 무서워해야 할 상대일 정도로 기술력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올해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를 통해 생활가전 전반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하며 이전과는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는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TV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세탁기·건조기 제품군에서도 삼성·LG와 유사한 제품을 대거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관련기사 8면
특히 풀터치 스크린을 장착한 세탁기와 건조기를 선보이며 생활가전 전반에 퍼진 스크린 경쟁에 중국도 본격 참전한 모습이었다.
TCL은 동그란 모양의 다이얼과 버튼으로 조작하는 세탁기를 판매 중이다. 그러나 차세대 프리미엄 세탁기에는 이를 모두 없애고 풀터치 스크린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TCL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자회사 CSOT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CSOT는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LCD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TCL은 이번 IFA 2024에서 CSOT 브랜드를 함께 노출하며 자회사 기술력 알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하이센스는 TCL보다 한층 진화한 풀터치 터치 스크린 방식의 제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프리미엄 라인으로 분류되는 ‘시리즈9’의 세탁기와 건조기는 물론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올인원 세탁건조기까지 선보였다.
하이센스의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와 외관부터 비슷했다. 상단에 위치한 풀터치 스크린의 기능도 삼성과 유사했다. 세탁·건조 기능 실행은 물론 집 안의 다른 가전들을 손쉽게 제어하고 전기와 물 사용량까지 한 눈에 체크할 수 있다는 점이 닮았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가 무광 메탈 소재를 택한 반면 하이센스 제품은 유광인 점이 그나마 달랐다.
하이센스는 두 팔에 얼굴과 몸통이 있는 미니 AI 로봇 ‘할리(harley)’도 공개했다. 전시관 중앙에 설치한 무대에서 로봇 4대가 일렬로 춤을 추는 ‘로봇쇼’를 하루 네 차례 펼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할리의 외관은 LG전자가 올 1월 미국 CES 2024에 이어 이번 IFA 2024에서도 ‘AI 집사’로 소개한 ‘Q9(코드명)’을 연상케 했다. 특히 얼굴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눈으로 다양한 감정표현을 드러내는 점이 상당히 유사했다. 내장된 카메라로 눈 앞의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점도 같았다.
할리를 직접 본 이향은 LG전자 H&A 사업본부 CX담당 상무는 “이번 IFA 2024에서 많은 기업들이 보이스 인터랙션(음성을 통한 상호작용)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띄었다”면서도 “할리는 챗GPT4를 적용했지만 LG전자의 Q9은 그보다 높은 수준의 챗GPT4-옴니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Q9이 향후 집 안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하는 이동형 AI홈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하이센스의 할리는 아직 허브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베를린=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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