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베트남 유흥가서 '묻지마 폭행'…한국 온 유튜버 '응급실 뺑뺑이' 2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른쪽 눈 멍들고 앞니 깨져…"기억 안 난다"

"대사관 도움 안 돼" 분노…외교부 "계속 정보 제공"

뉴스1

('강대불'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베트남으로 여행 간 남성 유튜버가 호찌민 유흥가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영사관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급히 귀국했으나, 한국에서도 의료 대란으로 2시간 동안 '응급실 뺑뺑이'를 돌았다.

구독자 7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강대불(본명 강태원·28)은 지난 6일 '베트남에서 죽다 살아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강대불은 "16박 17일로 베트남 여행을 계획했으나 여행 시작 4일 만에 혼자 한국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사고는 지난달 4일 호찌민의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부이비엔 거리에서 벌어졌다. 사고 직후 강대불은 구독자 71만 명을 보유한 절친한 유튜버 '뭉순임당'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날 새벽 3시 40분쯤 강대불은 다급한 목소리로 "나 어딘지 모르겠어. 일어나니까 이가 다 부러졌어. 뭔지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 나 좀 살려줘"라고 애원했다.

당시 강대불은 오른쪽 눈이 멍들어 부어 있었고, 앞니가 부러져 금이 간 모습이었다.

뉴스1

('강대불'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몽순임당은 라이브 방송을 켜고 구독자들과 강대불을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몽순임당은 대사관 측에 전화해 "누가 픽업을 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알렸고, 관계자로부터 "이 상황을 관할인 주호찌민 총영사관에 전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 몽순임당은 호찌민에 지인이 있다는 구독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구독자는 "(영사관에서) 아무도 가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못 박았다고 한다"며 "지금 영사관에서 못 도와준대. 콜센터에 전화하면 통역 서비스된다는 말밖에 안 해줘서 끊었다"고 전했다.

몽순임당은 "대사관이 진짜 하나도 도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몽순임당은 구독자를 통해 현지에 있는 한국인에게 도움받기로 했다.

그는 강대불에게 "베트남 국제병원에 가면 널 도와줄 여자가 갈 테니 무조건 그 병원에 가서 기록을 받아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현지 병원에서도 제대로 된 진료는 받을 수 없었다고. 강대불은 안과·치과, CT 촬영 모두 불가능해 진통제만 처방받았고, 정밀 검사를 위해 한국으로 귀국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 소견을 받고 곧바로 비행기 표를 구해 귀국했다.

그 사이 강대불은 두통과 치통이 극심해졌다며 "눈은 더 부어올라 멍이 심해졌고, 완전히 뜰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토로했다.

한국 역시 치료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9시 25분쯤 비행기에서 내린 강대불은 의료 파업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 탓 다섯 번째 병원에서야 진료받을 수 있었다.

뉴스1

('강대불'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대불을 받아준 대학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약 2시간이 걸렸으며 이 과정에서 강대불은 의식을 잃었다.

해당 병원에서는 강대불 외상의 상태가 '폭행에 의한 타박상'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넘어져서는 한 곳이 유독 크게 다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뇌출혈은 없으나 심각한 뇌진탕, 치아 골절, 안와골절이 의심된다고 했다.

강대불은 그로부터 한 달가량이 지난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많이 회복된 상태라며 "다행히 안구 쪽에 부상은 없고 안와골절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치아 세 개가 골절돼 지금은 임시 치아로 살고 있다. 완벽히 회복하려면 4개월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또 강대불은 "응급실에서 CT 촬영했을 때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두통이 너무 심했다. 주변 추천으로 MRI를 찍자 미세뇌출혈이 발견됐다"며 외상성 경막하 출혈 진단서를 공개했다.

끝으로 강대불은 "해외에서 사고 나면 도움받기가 어렵다. 해외여행 가기 전에 사고에 대비할 방법을 마련해 두고 나가야 한다"며 "여행자 보험은 필수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내게 어디에 있는지 꼭 위치 공유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현재 한국이 의료 파업으로 인해 응급실에 빨리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의료 파업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외교부 측은 피해 유튜버에 대한 총영사관의 영사 조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현지 공관은 사건 발생 인지 직후부터 피해자 및 피해자 지인들과 계속 연락하면서 현지 병원(응급실) 정보 제공, 영사콜센터 통역 서비스 이용 안내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sb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