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순매수1위 美반도체지수 3배추종 ETF
지난달 글로벌 폭락장서도 순매수 1위
엔비디아 순매도 규모 2배 가까이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국내투자자들이 이달 초 증시 폭락장 당일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반도체였다. 이날 미국 주요 반도체지주 종목이 모두 하락하며 직격탄을 맞았지만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지난달 초 폭락장 당시 순매도 규모보다 2배 가까이 팔아치웠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4일 국내투자자들이 최대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상장지수펀드(ETF)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날 하루에 1억3459만달러(1797억원)를 사들였다. 이어 나스닥100 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SRS 1’(INVESCO QQQ TRUST SRS 1)ETF(1360만달러) 단기 국채펀드인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1359만달러) 순이다.
이날은 지난달 초 미국 경제침체 우려로 이틀(8월2·5일) 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다음으로 뉴욕을 비롯한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최대 하락한 날이다. 매도 심리에 불을 붙인 건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경기침체 공포감이 되살아나면서다. 특히 ‘인공지능(AI) 거품론’이 고개를 들면서 상반기 주도주였던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직격탄을 맞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7.75% 급락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반도체종목에 굳건한 산뢰를 보인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이틀 간 폭락장에서도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를 3억9218만달러(523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 1위였다.
반면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지난달 폭락장보다 순매도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일 엔비디아를 4160만달러(555억원)를 팔아치웠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새 9.53% 폭락했다. 지난 달 이틀 간 엔비디아 주가가 8.02% 하락했던 폭락장 기간 순매도 규모(2200만달러) 대비 1.9배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 고점 논란과 반독점 이슈 등에 따른 투심 위축으로 서학개미들에 외면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300억4000만달러(약 40조1785억원)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0.68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전망한 월가 예상치 매출(287억달러)과 EPS(0.64달러)을 웃돈다. 분기 매출이 300억을 넘은 것도 처음이었다. 3분기 매출 전망(325억달러)도 월가 전망치(317억달러)를 넘어선다.
그럼에도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높아진데다 AI 버블론이 해소되지 않았다. 연초(48.17달러) 대비 올해 고점(135.58달러·6월18일) 상승률이 181%를 넘으면서 고점 논란도 뒤따른다. 실적은 앞서 잇달아 시장 컨센서스를 9~31% 넘으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이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필요하다고 본다. AI반도체 주가 흐름을 둘러싼 단기 모멘텀으로 꼽힌 5일(현지시간) 브로드컴 실적발표에서 가이던스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 나오자 시간외 주가가 하락했다.
반도체주 반등 요건 중 하나는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이다.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51달러로 설정하고 있다. AI칩이라는 근본적 사업모델이 꾸준히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랙웰 지연에 의한 3 분기 수요 공백, 낮아진 성장 가속도 등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적 관점에서 부침이 예상된다”면서도 “단기 조정 국면이 종료되고 4분기 지연된 블랙웰 판매가 시작되며 꾸준한 성장세를 증명할 경우 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 역시 높다 판단한다”고 봤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독점법 이슈가 역사적으로 많은 빅테크 기업들을 괴롭혀 온 바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이해 가능한 부분이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엔비디아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심각한 피해는 없을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dingdo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