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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가성비의 추월?…전기차 외면하다 시장 내준 글로벌 車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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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신차 해외업체 점유율 2년새 20%p 급락
비야디 등 내수 넘어 수출↑, 유럽 공장 구축 속도

머니투데이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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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전환 움직임 속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누렸던 '영광의 시대'가 끝을 향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서방의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자국 시장을 압도해가고 이제 해외 시장까지 넘본다.

4일(현지시간) CNN은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토요타, GM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며 "자동차 강호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약 20년간 누렸던 '황금기'가 끝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지난 7월 판매 신차 중 해외 업체의 점유율은 33%로 2년 전(53%)에 비해 20%포인트 추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67%로 늘어 넉넉한 과반을 차지했다.

2019년 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중국 생산을 계기로 중국 자동차 시장 내 '전기차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비야디(BYD), 샤오펑(영문명 엑스펑)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추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글로벌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내연기관차 판매에 더 비중을 뒀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행보에 뒤늦게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 경쟁은 힘든 상황이다. 전기차 전문 컨설팅업체 던인사이트의 마이클 던 CEO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거둔 '내연기관 차 판매' 승리에 안주해 전기차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고, 이는 해외 업체 대부분이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사라지는 충격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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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판매 점유율 추이/그래픽=김현정


폭스바겐은 2022년까지 유지했던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지난해 비야디에 내줬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내 판매량은 134만대로 3년 전보다 25% 이상 줄었다. 회사는 중국 매출 부진 등에 따른 자금 압박에 1937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독일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전환을 이끈 테슬라 중국 공장의 올해 1~8월 누적 출하량은 58만7437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해외 수출용이다. 테슬라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비야디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제 자국 시장에 이어 글로벌 업체들의 안방인 유럽 등 서방 시장까지 넘본다. 이에 서방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중국 전기차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CNN은 짚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1.7%로, 2020년(2.9%)보다 18.8%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약 8%였다. 유럽의 관세 인상 등의 제재를 피하고자 비야디는 헝가리 등 유럽 내 생산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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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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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이 생각보다 커지지 않는 가운데 중국 시장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결국 앞서 내놨던 전기차 전환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스웨덴의 볼보자동차는 수요 둔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을 이유로 2030년까지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한다는 목표를 4일 철회했다. 볼보는 중국 지리자동차 소유로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미국 포드는 2조원 이상의 추가 지출 가능성에도 순수 전기 트럭 출시 및 생산 계획을 연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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