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 가해자의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재미 삼아 지인의 사진으로 음란 합성물을 만들었다는 건데요.
심각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인식조차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사와 처벌도 중요하지만, 교육이나 선제적 대응을 통해 이런 신종 성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는 없었는지,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데요.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기자]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학생> "인스타그램(SNS)에 사진이나 이런 것 올리지 말자는 얘기…."
<고등학생>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애들도 인스타그램 스토리(SNS)에 얼굴 사진 잘 안 올리고…."
10대 여학생들 사이에선 인생에 한 번 뿐인 졸업사진 촬영까지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 A씨 / 서울시내 B고등학교 교사> "학생들은 굉장히 무서워하죠. SNS에 있는 사진들을 내린다거나, 아니면 학급방에 있는 사진들도 내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졸업사진도 나는 안찍겠다, 안 찍을 거다, 라고 (학생들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렇다면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을 만든 가해자들은 어떨까.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의 대부분은 미성년자로 알려졌습니다.
딥페이크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음란 합성물을 만들거나, 텔레그램 대화방에 참가해 지인의 사진, 신상을 올려 합성물을 만들고 공유하는 식입니다.
이른바 디지털 장의사, 합성물 삭제 대행 업체에는 최근 이들 가해자들의 연락이 크게 늘었습니다.
종전에는 주로 피해자들의 영상 삭제 요청이 많았지만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뒤부터는 가해자들이 주로 요청을 해오는 것입니다.
<김호진 / 디지털 장의사 '산타크루즈컴퍼니' 대표> "딥페이크로는 일주일에 1, 2건 정도 의뢰가 왔었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30건 정도 의뢰가 오더라고요. 10명이면 7명 정도가 가해자 측에서 연락이 오는 거예요."
한결같이,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 장난으로 한 일이라고 항변합니다.
<김호진 / 디지털 장의사 '산타크루즈컴퍼니' 대표> "10대 남학생. 12살, 13살, 14살… 많으면 15살. 나는 개인 정보만 줬는데, 모르는 사람이 이걸 올렸다, 그래서 내가 너무 괴롭다… 내가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이렇게도 이용을 하네…."
전문가들은 5, 6년 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행했던 이른바 '지인 능욕'이 딥페이크 성범죄의 시초였다며 그 때 제대로 대응하고 예방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고 지적합니다.
지인 능욕이란 지인의 얼굴과 음란물을 합성해 모욕을 주는 행위를 일컫는 말인데, 신체적 접촉이 포함된 성추행에 비해 경미하게 여겨 엄중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해영 / 경남성폭력·가정폭력통합상담소장> "허위 영상이니까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들이 있었고요. 청소년들이 이걸 하나의 유희로 생각하고, 이렇게 한다 하더라도 크게 제재를 안 받았던 것이죠. 성 관련 사안은 맞지만, 전학까지 조치할 정도의 심각한 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러는 사이, AI 합성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실제와 구분이 어려운 수준의 불법 합성물 양산이 가능해졌고, 심각한 수준의 딥페이크 성범죄로 이어졌습니다.
10대 가해자들은 기록 삭제에 나서는 동시에,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는 방법까지 공유하고 있는 상황….
딥페이크 성범죄도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을 제대로 심어주지 않았고 체계적인 성교육, AI 기술에 대한 인식 교육 또한 이뤄지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쏟아집니다.
<김해영 / 경남성폭력·가정폭력통합상담소장>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는 그런 교육들이 선행돼야 되고, 성인지 교육들이 각급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되는데… 예산을 없애서 있던 (성인지) 교육도 없앴던 부분들이 전국에서 많이 보여지는 측면이 있거든요."
< A씨 / 서울시내 B고등학교 교사> "디지털전환이 된 이 시기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든지, 디지털 윤리 교육도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청소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성교육과 기술 발전에 맞는 미디어 교육이 절실한 때입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영상취재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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