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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일본에 안 팔래”…美 자존심 지키기에 철강제국 꿈꾸던 이 기업은 ‘뒷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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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대통령이 불허 방침 발표 예정”
US스틸 “돈 바닥나...거래성사가 최선”
日제철 “결과 못받아...적정 심사 믿어”
인수 무산시 위약금 및 성장동력 약화


매일경제

일본제철.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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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허 방침이 나오면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계획을 사실상 재고해야 한다. 4일(현시시간)워싱턴 포스트(WP)등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제철은 5일 성명을 내고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심사 결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수 건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칠 우려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 왔다” 며 “미국 정부가 법에 근거해 적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CFIUS 명의로 일본제철 측에 ‘US스틸 인수 시 미국의 철강 산업에 해가 되며 국가 안보에도 위험을 가져온다’는 내용의 경고성 서한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미국 정부 관계자는 “CFIUS가 아직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전달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번 절차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S스틸은 CFIUS로부터 아직 어떤 통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US 스틸측은 “우리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어떤 국가 안보적 이슈도 없다고 보고 있다” 며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최선의 미래인 이번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모든 옵션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US스틸은 수천 명의 고용과 지역경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인수 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만약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영업이 어렵다. 회사 자금이 바닥났다”라고 밝혔다.

버릿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일 미국 노동절을 맞아 피츠버그를 방문해 벌인 유세에서 “US스틸은 미국이 소유와 운영을 해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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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 불허 예고 소식이 보도되기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매각 계획 무산시 피츠버그에 마지막으로 남은 몬밸리 제철소를 폐쇄하고 본사도 피츠버그 밖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일단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개별 기업 경영에 관한 사안으로 언급을 삼가겠다”고 답했다. 다만 “미일 상호 투자 확대를 포함한 경제 관계 강화, 인·태 지역의 지속적·포괄적 경제성장 실현, 경제안보 분야 협력 등은 서로에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제철 측은 전미철강노조(UWS)의 지지를 얻기 위해 최근 잇달아 당근책을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US스틸 제철소에 13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4일에는 US스틸 인수 후 경영과 관련해 이사의 과반 수를 미국 국적자로 한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인수건에 대해 중단 명령을 내릴경우 뒤집힌 사례는 극히 드물다. 대통령은 외국인이 미국의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고, 사태를 막을 수단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대통령이 내린 판단과 명령은 법원의 심사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명령이 내려지면 내용 자체를 뒤집을 수는 없다.

다만 CFIUS 심사 포함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경우에 한해 명령 내용 무효화를 목표로 기업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이 승소한 사례는 극소수다.

인수안이 무산될 경우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세계 조강능력 1억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제철의 구상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마츠모토 유지 노무라 증권 애널리스트는 “US스틸 인수는 일본제철의 성장에 있어 중요하다”면서 “경영진으로서는 성장 전략을 재조정 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일본제철은 인수가 무산될 경우 US스틸측에 5억6500만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돼 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을 141억 달러에 매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같은 달 CFIUS 심의를 요청했으며 백악관은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US 스틸은 미국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철강 회사로 남아있는 것이 필수”라면서 해당 인수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8월 “매각을 저지하겠다”라고 말했다. 미국 여야가 초당적으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것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러스트 벨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표심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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