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표 특검 '오리무중'…친한계 "공수처 수사 이후"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이 제3자 추천 방식으로 채싱병 특검법을 발의한 데 대해, 국민의힘 친한계 내에서도 "무늬만 한동훈표", "수박 특검"이라며 부정적 입장이 나왔다.

채상병 특검에 대한 원내 반발 기류가 공고한 가운데, 제3자 추천 빙식을 처음 제안했던 한동훈 대표는 "제 입장은 그대로"라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민주당 측이 발의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수박 특검법이다. 겉과 속이 다른 특검법"이라며 "실질적으로 한 대표를 움직이거나 또 한 대표의 뜻을 존중하는 저희 당의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고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7.23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던 친한계 인사다.

박 의원은 민주당 측 제3자 특검안에 야당의 비토권이 명시된 점을 두고 "비토할 수 있는 권리를 넣음으로써 사실상 민주당이 완전히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이라며 "결국에는 민주당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의혹을 가지는 부분이 있다. 그럼 그거를 중립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게 한 대표의 제안"이라며 "(민주당 발의안은) 전혀 아니다. 그러니까 무늬만 한동훈표, 수박 특검법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해당 안이 통과된 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한 대표가 재표결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냐는 질문에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친한동훈계라고 하는 의원들도 받아들일 생각이 1도 없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전날 민주당 측이 본인들의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고 한 대표의 입장을 촉구해 압박수위를 높이자 "제가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더라"라며 사실상 불수용 의사를 시사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아직은 특검을 원하는 여론이 많은데 그걸 그대로 어떻게 그냥 뭉개고 가나, 안 된다"면서도 한 대표의 특검 자체발의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 볼 때 공수처가 수사 결과를 9월 말이나 10월 초에 내놓을 걸로 내부적으로는 보고 있다"며 "그때 국민 여론이 어떻게 되는 걸 보고 당내 여론들을 모아서 그때 특검을 추진하겠다라는 생각들을 갖고 있는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대표의 특검 자체발의가 공수처 수사결과 발표 이후로 지연될 경우, 한 대표가 원내 의견을 설득하지 못하고 뒤따라 갔다는 평가가 꼬리표로 붙을 수 있다. 한 대표의 특검 추진 시간이 지연되자, 야당에선 "결국 하지 말자는 얘기"(이재명 민주당 대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선 "실제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까지 다 감안해서 당내 여론을 모아가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특검은) 친한계와 친윤계를 분열시키기 위한 이간계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그 이간계에 그대로 우리가 당할 수는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도 김석기·성일종·신성범·윤한홍·이양수 의원 등 당내 3선 의원들과 오찬을 갖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으며, 오는 6일과 26일에도 친윤계 이철규·정점식 의원을 포함한 오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이날 <TV조선>이 보도했다.

특검 자체발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지만, 당내 특검 반대 기류가 여전히 공고한 만큼 당 일각에선 한 대표에 대한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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