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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영원한 오빠' 남진의 여전한 음악 열정[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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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60주년 기념한 팬들 헌정 무비 '오빠, 남진' 개봉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


더팩트

가수 남진이 영화 '오빠, 남진'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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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1965년부터 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남진이 데뷔 60주년을 기념한 영화 '오빠, 남진'으로 극장가 나들이에 나선다. 팬들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긴 세월을 스크린에 건 그는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음악 열정을 가슴에 품고 팬들의 '영원한 오빠'로 남을 생각이다.

남진은 영화 '오빠, 남진'(감독 정인성) 개봉을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자신의 예상보다 더 많은 기자가 찾아온 것에 놀라움을 숨기지 못한 그는 특유의 유쾌한 입담을 뽐내며 자신의 60년을 돌이켜봤다.

4일 개봉한 '오빠, 남진'은 대한민국 최초의 팬덤을 이끈 오빠 남진의 데뷔 6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팬들을 위한 헌정 무비다.

작품에는 대중음악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사 그 자체의 삶을 살아온 남진의 인생 스토리는 물론 팬들을 위한 '님과 함께' '가슴 아프게' '빈잔' 등 특별한 무대와 함성으로 가득 찬 뜨거웠던 현장 등이 담겼다. 또한 쟈니 리부터 장윤정과 박현빈, 장민호와 송가인 등 그와 함께 활동한 동료들과 후배 가수들의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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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남진'은 대한민국 최초의 팬덤을 이끈 오빠 남진의 데뷔 60주년을 기념, 오직 팬들을 위한 헌정 무비다. /(주)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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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의 제안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는 남진은 "이번에 나도 나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처음으로 생겼어요. 보면서 감동했고요. 이렇게 긴 세월 가수 활동을 한다는 것이 참 행운이고 축복이잖아요"라며 "물론 저도 노력했지만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다는 걸 새삼 또 느꼈어요"라고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큰 스크린으로 마주한 것에 관해서 "웃음이 나던데요. 내가 저렇게 생겼었구나 싶었죠. 풋사과같이 귀엽던데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1946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남진은 1965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했고 이듬해 '가슴 아프게'로 MBC 신인가수상을 받았다. 이어 약 70편의 영화에 주연 배우로 출연하며 톱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로큰롤 창법을 구사한 '마음이 고와야지'로 가요계의 독보적인 캐릭터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수많은 소녀 팬을 거느리며 대한민국 최초로 '오빠' 타이틀을 지닌 가수로 최정상을 찍은 남진은 최고의 순간에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전에 참전하게 돼 화제를 모았다.

전역 후 '님과 함께'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한 그는 2000년 '둥지'로 또 한 번 성공을 거두고 장윤정과 함께 듀엣곡을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도 꾸준히 신곡을 내며 여전히 뜨거운 음악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달려온 긴 세월을 영화를 통해 되돌아본 남진은 이날 인터뷰 내내 '인연'과 '행운'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자신이 태어난 것도 어머니와 아버지의 인연 덕분이라는 그는 "우연히 놀러 가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때 마스터가 '목소리가 특이하니까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던 게 오늘날까지 온 거에요. 그러니까 나에게는 인연이 중요하지"라고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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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은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다는 걸 새삼 또 느꼈어요"라고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주)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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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신문사 회장, 국회의원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고생도 안 했고 세상도 잘 몰랐죠. 그리고 가수가 됐으니까 애절함이나 깊은 맛도 없었고요. 다른 사람에 비해 쉽게 스타가 된 걸 잘 몰랐는데 세월이 지나니까 '이런 감사함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좋은 행운만 갖고 살아와서 피나는 노력이라는 걸 몰랐죠. 어느 날 이를 회복하는 길은 노력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많은 열정을 갖고 하루에 몇 시간씩 음악을 듣고 느끼고 있어요. 가수로서 진지함과 깊음을 알려고요. 이건 나이를 먹었으니까 할 수 있는 말이에요."

그러면서 1968년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전까지 참전했던 과거 이야기도 세세하게 들려줬다. 마치 살아있는 역사책처럼 말이다. 당시 해병대에 자원입대했었다는 남진은 "그때 마침 월남전이 있었어요. 원해서 간 건 아니었고 갈 수밖에 없는 여건이 있었죠. 졸병인데 명령을 따라야 하니까요"라며 "원래 일반병사는 해외에서 1년 이상 복무를 못 하게 되어있는데 여단장에게 사정해서 1년을 더 있었어요. 군 복무가 36개월이던 시절에서 총 24개월 동안 파병을 가 있었던 거죠"라고 설명했다.

'왜 1년을 더 있겠다고 했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한국에 돌아가서 전역할 때까지 부대에만 있는 것보다는 만기 전역을 할 때까지 베트남에 있는 게 대중이 보기에 더 멋있을 것 같았어요"라고 솔직하게 답하면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제가 왜 파병을 연장했는지 이해가 안 가요(웃음). 하지만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해준 건 월남전 파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남진은 1970년대 자신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나훈아도 언급했다. 그는 "나훈아 씨는 타고난 트로트 가수다. 라이벌 구도는 100% 사람들이 만든 거죠. 연예계는 비즈니스니까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 시대가 만들어준 멋있는 라이벌이었죠"라고 의미를 되새기며 "실제로 저보다 한참 후배예요. 제 친구의 제자라 나훈아 씨가 고등학생일 때 처음 봤죠"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국투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나훈아에 관해 "'왜 했지?'라고 생각했어요. 이해가 안 갔죠. 노래가 안된다거나 어딜 다쳐서 입원했다거나 그런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개성이 강한 친구잖아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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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은 "정말 멋있는 가사와 영원히 나올 수 있는 멜로디 안에서 살다가 마무리하고 싶어요"라고 가수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주)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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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 대체 불가한 영향력을 발산하고 있는 후배 임영웅의 공연 실황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작품을 걸게 된 소감도 전했다. 남진은 "의미가 다르지. 그 친구는 지금 한창이고 앞으로 수백 번 수천 번 공연을 할거고 저는 흑백 시절부터 60년이라는 세월이 담겼잖아요. 이걸 비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그것도 그것 나름의 재미가 있겠지만"이라고 답했다.

'임영웅과 실제로 잘 아는 사이냐'는 질문을 듣고는 "자세히는 잘 몰라요. 이름이 있으면 후배고 이름이 없으면 후배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 다 후배죠"라며 "인기는 대중이 평가하고 나는 인성을 봐요. 인성이 틀리면 날고 기어도 안되지"라고 강조했다.

남진은 한국 최초의 팬클럽을 창단한 가수이기도 하다. 6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오빠'라고 부르며 자신을 응원해 주는 팬들을 떠올린 그는 "10대 때 나를 처음 본 팬들이 지금 70대가 됐어요. 그 세월이 고맙죠. 지금은 팬보다 친척이나 가족 같은 느낌이 있어요. 무대에서 노래할 표정을 보면 알거든요. 7~80대여도 제 무대를 보면 표정이 예전으로 돌아가더라고요. 거기에서 오는 감동이 또 있죠"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올해로 데뷔 60주년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향한 남진의 열정은 여전히 뜨거웠다. 아직 가수로서의 끝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그는 "그래도 어느 정도 노래를 할 수 있을 때 마지막 무대를 했으면 좋겠어요. 노래를 어느 정도 멋있게, 또 가슴에 놓고 부를 수 있을 때 관두고 싶어요"라며 "은퇴 공연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노래가 안 되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노래가 되는 데 떠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죠"라고 언젠가 마주해야 할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그렸다.

수많은 히트곡을 발매하고 지금도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지만,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고. 끝으로 남진은 "가수니까 좋고 멋진 곡을 남기고 싶어요. 물론 히트가 되면 더 좋겠지만 그보다 정말 멋있는 가사와 영원히 남을 수 있는 멜로디 안에서 살다가 마무리하고 싶어요. 한 곡이라도 그런 노래를 남기고 마무리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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