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시위 격화…2일 총파업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 6명이 가자지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휴전과 인질 석방에 미온적인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 70만명이 쏟아져 나와 즉각 휴전을 촉구했고 현지 최대 규모 노조도 총파업을 선언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책임자들을 잡을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이날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CNN에 이스라엘 전역에서 적어도 70만명이 시위에 나섰으며 텔아비브에서만 55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도 수십만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정부에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타결할 것을 요구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예루살렘에서는 시위대가 총리실을 에워쌌다. 이스라엘 경찰은 시위대에 악취가 나는 물을 뿌려 대응했다.
이스라엘 최대 노조 히스타드루트는 2일 오전 6시부터 하루 동안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는 “협상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질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전쟁을 끝낼 수 없고, 사회를 재건할 수 없으며 경제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아비브, 크파르 사바, 기바타임 등 일부 지역 관공서도 인질 석방 협상 타격을 촉구하며 2일 반나절 동안 파업에 들어간다.
◆이스라엘 정권 내부 갈등도 불거져
이스라엘 정권 내부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내각회의에서 “나는 부상자를 홀로 남겨두지 않는다고 배웠다. 이건 도덕적 수치”라며 “인질이 살아있기를 바란다면 시간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정권 내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인질 석방을 위한 총파업에 대해 “하마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무부에 긴급 가처분을 신청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거세지는 휴전 요구 속에서도 전쟁 지속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누가 죽였든, 인질을 죽인 살인자들은 휴전 협상을 원하지 않는 자들”이라고 말했다. 인질 사망과 협상 결렬의 책임이 하마스 측에 있다는 주장이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중재국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하마스는 모든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하마스 지도자들이 그들의 범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국은)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 집단에 대항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굳건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하마스에는 아직 97명이 억류돼 있으며 이들 중 33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경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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