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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달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문 전 대통령 일가를 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을 직접 소환조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다혜 씨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뇌물공여',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되는 대가로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 모씨를 본인이 실소유하고 있던 타이이스타젯항공에 전무로 채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사장 임명은 2018년 3월, 타이이스타젯 취업은 그해 7월에 이뤄졌다. 항공업계 근무 경험이 없는 서씨의 취업은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쪽에서 딸 부부의 생계비 일부를 부담해왔는데 사위의 취직 이후 생계비 문제가 해결됐다면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압수수색 영장에는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은 월급(약 800만원)과 태국 체류비(약 350만원) 총액인 2억2300만여 원이 뇌물 혐의 액수로 기재됐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사장 임명은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서씨의 채용에 대해서도 개입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피의자로 소환조사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 31일에는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참고인 신분인 다혜 씨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직 대통령인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소환조사가 이뤄질지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뇌물수수 피의자 혐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을 소환조사하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가 9월 15일로 끝나는 만큼 문 전 대통령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지휘봉은 차기 검찰총장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 측과 야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혜 씨는 주거지 압수수색 후 하루 만인 지난달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넷플릭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구절을 인용해 자신을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에 빗댔다.
민주당은 1일 검찰의 문 전 대통령 뇌물수수 피의자 적시 조사를 '정치보복 수사'라고 규정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정권이 위기일 때마다 국면 전환용 정치보복 수사를 반복해온 정치검찰의 병이 또 도졌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내각 및 청와대 출신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의 칼을 분명하게 꺼내들었다"며 "저들의 목표는 처음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고 주장했다.
여당 측은 '정치보복' 주장에 선을 그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의혹이 있으면 누구나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라며 "문다혜 씨 역시 법 앞에 평등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정숙 여사에 대한 고발사건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조아라)는 지난 7월 1일 '샤넬 재킷 의혹' 수사를 위해 한글박물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인도 타지마할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서도 7월 17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31일 외교부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지난 1월 김 여사 관련 의혹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김 여사가 샤넬 재킷을 반납하지 않고 소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10월 프랑스 순방 때 한글을 모티프로 한 샤넬 재킷을 대여해 착용한 뒤 반납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이 시의원은 김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출장이 외유성이라면서, 여행을 목적으로 예비비 4억원을 편성한 의혹, 청와대 경호관에게 개인 수영 강습을 시킨 의혹 등도 있다며 국고 손실, 횡령, 직권남용 권리 행사방해 혐의로 김 여사를 고발했다.
[이승윤 기자 / 구정근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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